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4월 23일 키프로스 아이아나파에서 열린 유럽 정상들과의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행을 공개한 우크라이나에 정부가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당한 항의라는 평가와 유감 표명으로 마무리할 사안이라는 지적이 엇갈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밤 입장문을 내고 우크라이나 측에 공식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성 수석은 우크라이나 정부측의 합의 위반과 관련해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양국의 우호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이 문제와 관련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한국 정부의 갈등은 지난 2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군 포로 2명을 최근 한국으로 보냈다고 공개하면서 시작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 사람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목숨을 바쳐야 하는가"라며 북한의 병력 동원을 비판했다. 지난 2025년 1월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포로들은 1년 8개월 만에 한국행을 하게 된 것이다.

청와대는 우크라이나가 먼저 비공개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성 수석은 "협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한국 송환 사실이 알려지면 자국 포로들과의 교환 기회를 포기했다는 국내 비난이 나올 수 있다'며 보안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도 포로 당사자와 가족의 안전, 외교·안보 문제 등을 고려해 비공개에 합의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드미트로 리트빈 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 보좌관은 페이스북에서 "그런 합의는 없었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거짓말 주장에 대해 청와대는 이것이 두 나라 간 신뢰를 훼손한다고 본 것이다.



여야도 갈렸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크라이나 정부는 사과하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즉각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가장 먼저 했어야 할 일은 외교채널을 가동하는 것"이라며 양국 대통령실의 충돌이 과하다고 비판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두진호 초빙연구위원은 "보안을 유지했어야 하는 인도주의적 사안이었던 만큼 한국의 항의는 당연하다"고 했다.

반면 아산정책연구원의 차두현 부원장은 포로 송환에 협력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정부가 지나치게 강하게 대응했다고 봤다. 차 부원장은 "유감 표명으로 끝낼 수 있는 문제"라면서 "양국 관계를 관리하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