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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리포트]'주4일제 실험' 성공한 영국, 실패한 프랑스…차이는

"금요일에 쉰다고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금요일은 새로운 토요일'(Friday is the New Saturday)의 저자인 페드로 고메스 영국 런던대 버크벡 경제학과 교수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노동시간 단축의 핵심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임을 강조했다. 그는 "포르투갈의 주 4일제 실험 당시 업무 프로세스 개편 없이 노동시간만 줄인 기업의 40%는 결국 주 5일제로 회귀했다"며 "생산성 향상은 단순히 노동자가 더 쉬었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이 업무를 재구성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임금을 유지하면서 노동시간을 단축한 기업이 생존하려면 일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4.5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한국이 귀담아 들어야 할 제언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올해 예산에 '워라밸+4.5 프로젝트'를 반영했다. 노사 합의로 주 4.5일제를 도입하는 200여개 사업장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이다. 연간 1800시간을 웃도는 고질적인 장시간 노동 구조를 깨지 않고서는 초저출산 위기 극복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서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경제 체제에서는 '더 많이' 일하는 양적 승부보다 '더 똑똑하게' 일하는 질적 혁신이 필수적이라는 판단도 깔렸다. 그러나 노동시간이 단축된 만큼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으면 기업들은 인력 추가 채용 등에 따른 비용 부담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난제를 풀 실마리는 앞서 주 4일제를 실험한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영국과 아이슬란드는 회의 축소 등 업무 재설계를 통해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주 4일제, 노동시간 단축 실험을 성공시켰다.━"더 적게가 아니라 더 똑똑하게"…주4일제 성공의 핵심은 업무 혁신━ 주4일제가 성공적으로 도입된 대표 사례로는 영국의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 글로벌'(4 Day Week Global)이 주도한 실험이 꼽힌다. 61개 기업, 노동자 약 2900명이 6개월간 참여한 이 실험에서 참여 기업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5% 증가했고 퇴사율은 57% 감소했다. 노동자들의 삶의 질도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프로그램 시행 전후 실시된 조사 결과 39%는 '스트레스가 줄었다'고 답했고 54%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가 더 쉬워졌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실험 종료 후 참여 기업의 92%가 주4일제를 계속 시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100-80-100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임금은 100% 유지하고 ▲노동 시간은 80%로 줄이되 ▲생산성은 100%를 달성한다는 노사 간의 신뢰 계약이다. 영국 주4일제 실험의 질적 연구를 이끈 브렌던 버첼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은 '더 열심히(harder)'가 아니라 '더 똑똑하게(smarter)' 일했다"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의사결정 과정을 간소화하는 등 조직 내 비효율을 걷어냈다는 것이다. 버첼 교수는 "노동시간 단축이 직원들의 수면과 정신건강 개선으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병가와 이직률 급감으로 나타나 기업이 막대한 채용 및 관리 비용을 절감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고 했다. 영국이 민간기업 차원에서 주4일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면 아이슬란드는 성공적인 실험을 국가적 제도로 확산시킨 대표적 사례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아이슬란드 중앙정부와 레이캬비크 시 주도로 진행된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주 40시간→35~36시간) 실험은 초기 66명에서 시작해 전체 노동 인구의 1.3%인 2500명 이상으로 확대됐다. 여기에는 사무직뿐 아니라 병원, 유치원, 경찰서 등 24시간 교대가 필요한 대민 서비스 직군까지 폭넓게 포함됐다. 아이슬란드 역시 성공의 비결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이었다. 회의 단축, 불필요한 업무 제거, 디지털 서비스 전환, 업무 우선순위 재조정 등이 동반됐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경찰서의 연간 수사 종결 건수가 늘어나고 행정 부서의 서류 처리 기간이 단축되며 공공서비스의 질 저하 우려를 불식시켰다. 동시에 노동자들의 번아웃은 줄고 일과 삶의 균형은 뚜렷하게 개선됐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단체협약이 체결되면서 2021년 기준 아이슬란드 전체 노동 인구의 86%가 임금 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이를 요구할 수 있는 실질적인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시간만 줄여선 실패'…프랑스·스웨덴이 남긴 교훈━ 반면 뚜렷한 업무 프로세스 혁신 없이 노동시간만 단축한 국가들은 부작용을 겪었다. 프랑스의 '주 35시간 근무제'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프랑스는 2000년대 초 법정 노동시간을 39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였다. 당초 취지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를 나누고 고용을 늘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고용 총량에 큰 변화가 없었고 노동 이동률(일정 기간 전체 종사자 대비 새로 유입되거나 이탈한 인원의 비율)만 상승하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재직 당시 프랑스 주 35시간 근무제를 분석한 마르셀루 에스테방 국제금융협회(IIF)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시대와의 인터뷰에서 "법 도입의 주된 목적이었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사실상 없었다"며 "노동시간이 줄어들자 기업들은 기존 인력의 생산성 압박을 높이고 유연근무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했다.프랑스 사례에서 또 다른 주요 변수는 임금이었다. 근로시간은 줄었지만 임금은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되면서 시간당 노동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에스테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근로시간 단축이 임금 보전과 결합되면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노동자를 고용하는 데 드는 비용이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결국 기업들은 비용이 커진 노동자를 줄이거나 채용 규모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된다"고 덧붙였다.스웨덴 예테보리의 '6시간 근무' 실험도 한계를 보여줬다. 예테보리의 한 요양시설은 임금을 유지한 채 노동시간을 단축했다. 노동자의 건강과 만족도는 개선됐으나 인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가 채용이 불가피했다. 당시 68명의 간호 인력을 8시간 노동에서 6시간 노동으로 전환하기 위해 17명을 새로 채용해야 했고 그 비용으로만 126만유로(약 18억8000만원)가 소요됐다. ━"5년 실험, 10년 전환"…기업 규모·업종별 단계적 도입━ 한국 정치권과 노동계에선 주4일제 전면 도입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금요일 오후 휴무 등을 포함한 주4.5일제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사무직·전문직 직군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버첼 교수는 "사무직 기반 기업과 전문직 업무, 마케팅이나 정보기술(IT) 업무를 하는 곳은 주4일제의 성공률이 매우 높았다"며 "반면 소매나 건설,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더 어렵기 때문에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주4.5일제 역시 금요일 오후를 쉬는 방식보다는 '2주 9일 근무제'가 중간 단계로 더 효과적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고메스 교수는 "금요일 오후 조기 퇴근은 출근 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통근 비용이 그대로 발생하는 등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며 "반면 격주로 하루를 온전히 쉬는 2주 9일 근무제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휴식과 여행 등 삶의 질 개선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한국이 과거 8년에 걸쳐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노동시간을 줄였던 것처럼 대기업과 공공부문부터 시작해 기업 규모별·산업별로 노동시간 감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고메스 교수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도 같은 논의를 반복하게 될 것"이라며 "5년간 제대로 실험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것이 신중하지만 실제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5·18 성역화" 이병태 사퇴…4개월 만에 끝난 이 대통령의 '포용 실험'

이병태 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5·18 성역화' 발언으로 사실상 경질되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포용적 정치 실험'이 4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보수 인사를 국정에 끌어들이는 탕평의 시도가 결실을 보지 못한 셈이다. 향후 탕평 인사가 진영 대립 속에서 소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부위원장은 전날 청와대의 사퇴 권고 2시간 만에 총리급인 대통령 직속 규제위원회 부위원장 직을 내려놨다. 이 전 부위원장은 서면 입장문을 통해 "자신과 일부 집단의 성역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사회가 돼선 안 된다"며 "자유와 방종의 경계마저 권력과 집단이 자의적으로 정의하기 시작하면 그것이 바로 전체주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파문의 발단은 서울 배재고 야구부 관련 논란이었다. 배재고 일부 선수들은 광주제일고와 경기 도중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 전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5·18이 성역이 됐다"며 "이 모습은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했다. 역사의 성역화 탓에 학생들의 장난도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가 됐다는 취지였다.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 출신의 보수 성향 경제학자인 이 전 부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의 경제 책사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보수 인사를 끌어안아 진영을 넘어 능력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취지로 이 전 부위원장을 발탁했다.청와대가 사퇴를 권고하고 이 전 부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로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이재명 정부의 '탕평 인사'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탕평 인사를 둘러싼 논란은 크게 볼 때 이번이 4번째다. 강준욱 전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은 지난해 7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글을 쓴 사실이 알려지며 임명 1주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나라당·새누리당 3선 출신으로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을 맡던 이혜훈 전 의원이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으나 보좌진 상대 갑질과 아들 부동산 부정 청약 등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이 확대되자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지명을 철회했다.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지난 5월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실의 한 행정관으로부터 "국정 운영 및 대통령 보고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을 엄중히 고지한다"는 이메일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40년이 넘는 공직 생활 동안 이와 같은 무례한 사례를 경험한 적이 없다"며 "청와대가 자만에 빠졌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시멘트·자갈·모래·물, 이런 걸 섞어야 콘크리트가 된다"면서 "차이는 불편한 것이기도 하지만, 시너지의 원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무회의에서는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권한을 가졌다고 해서 사회를 통째로 파랗게 만들 순 없다"고 말했다.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은 포용과 통합이란 본래 취지와 현실 정치의 갈등 구조가 충돌한 사례"라면서 "공직자는 역사적·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신중해야 하지만, 동시에 탕평 인사가 진영 갈등의 대립 속에서 곧바로 소진되지 않도록 일정한 운신의 폭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이어 "포용 정치는 인사 발탁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인사를 발탁할 것인가의 검증도 전제돼야 한다"며 "그 인사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과 책임의 기준을 함께 설계할 때 지속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익명을 요구한 전직 국무총리는 시대와의 통화에서 "국민통합을 목적으로 탕평 인사를 한다면 극우, 극좌라는 평가를 받는 이들을 기용하는 것은 곤란한다"며 "이번 인사에 영향을 받지 말고 우파를 이해하는 좌파, 좌파를 이해하는 우파 등 상식에 입각한 인사들을 기용하는 노력을 계속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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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년 'ESG 공시' 법정 의무화…자산 10조 이상 코스피 상장사 대상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2028년부터 연결자산 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지속가능성 공시를 법정 의무화하기로 했다. 당초 초안보다 적용 대상을 넓히고 거래소 공시가 아닌 자본시장법상 법정공시로 곧장 전환하는 방안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관련 당정협의'를 마친 뒤 이 같은 내용의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2028년부터 연결기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공시를 시작한다"며 "당초 로드맵 초안은 30조원 이상이었는데 10조원 이상으로 대상 폭을 넓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결기준 자산총액 1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는 현재 107개사다. 당정은 이후 2029년에는 연결자산 5조원 이상 기업, 2030년에는 2조원 이상 기업까지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가장 큰 변화는 공시 방식이다.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초안에서는 거래소 공시부터 시작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당정은 2028년부터 곧바로 법정공시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당초에는 거래소 공시부터 시작해 기업들의 준비 상황을 보려 했지만 이번에는 바로 법정공시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한 정책위의장은 "국정과제에 산업계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지속가능성 공시를 제도화하자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기후공시를 우선으로 하되 자본시장법에 담아 법정제도화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지, 어떤 위험을 관리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가 시장의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당정은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법정공시로 전환되는 만큼 제도 초기에는 공시 책임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일정 기간 면책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고의적 그린워싱(기업이 환경에 해로운 활동을 하거나 실질적 성과가 미미한데도 광고·홍보로 친환경 이미지를 과장해 소비자 등을 오도하는 행위)은 면책 대상에서 제외하되 단순 착오나 과실에 대해서는 면책을 적용한다. 공시 의무화 이후 2년차부터는 인증도 의무화한다. 인증 수준과 범위, 인증업자 진입 규제 등 세부 제도는 자본시장법령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협력사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스코프3 공시(가치사슬 전반의 배출)는 중소기업 부담을 고려해 3년 유예를 유지하기로 했다.이 위원장은 "기후·에너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제"라며 "자본시장 참여자에게도 투자 결정 요인으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시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신속히 추진하고 관계부처, 정책금융기관과 함께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 강화를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한 정책위의장은 "ESG 공시는 기업에는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는 기회이고 투자자에게는 합리적 투자 판단을 위한 기반이며 우리 경제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라며 "기후위기 대응은 환경 정책을 넘어 산업과 금융, 국가 경쟁력의 문제"라고 했다.이날 당정협의에는 당에서 한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박상혁, 김정호, 이소영, 이학영, 한민수, 박희승, 임문영 의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이 위원장과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 박동일 산업통상부 산업정책실장,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정책실장, 오일영 기후에너지정책실장 등이 자리했다.

"ESG 공시, 2027년 회계 기준 연결자산 10조원 이상부터 의무화"

ESG(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최종안)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정책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당정협의회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이날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46-3)로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을 적극 검토·추진해왔으며 지난 2월25일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의견수렴안'을 발표한 뒤 의견수렴을 진행했다.글로벌 기관투자자, 시민·사회단체, 전문직단체, 경제단체, 기업 등으로부터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으며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투자정보로서의 유용성 측면에서 공시 대상의 확대 등을 요청했다.국회에서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정보를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되는 등 적극적인 제도 설계를 요구했다.중동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가격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기후·에너지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국가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과제로 부상됐다.기후를 비롯한 ESG는 더 이상 기업 윤리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는 시각이다.이에 당정은 글로벌 기관투자자의 정보 수요 대응과 국가적 과제인 녹색전환의 뒷받침을 위해 공시로드맵을 보다 전향적으로 수정하고 관계부처·유관기관의 전방위적 지원체계를 가동,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를 적극 유도해나가기로 협의했다.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최종안을 살펴보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대상인 주요 코스피 상장사가 공시 대상에 빠르게 편입될 수 있도록 공시대상을 확대한다. 2028년(2027년 회계 기준) 연결자산총액 10조원 코스피 상장사부터 공시를 시작한다.당정은 이후 2029년 5조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으며 2028~2029년 공시 상황을 평가해 2030년 2조원까지 추가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연결공시의 제도적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공시 첫해에 한해 자산과 매출이 모두 연결기준 10% 미만인 종속회사는 공시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안은 초안과 동일하게 유지한다. 공시는 2028년(2027년 회계 기준)부터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공시로 즉시 시행하며 당정은 이를 위해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한다. 공시책임과 신뢰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면책제도도 적극적으로 도입한다.법정공시로서 공시정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시 제3자 인증도 제도화한다. * 직접 배출(스코프1), 에너지 소비 등 간접배출(스코프2), 가치사슬 전반의 배출(스코프3) 등 각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준비기간을 고려해 공시대상별로 3년 유예한다.이날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등과 당정협의회에 함께한 금융위원회는 지속가능성 공시 요구와 글로벌 기후·환경 규제에 대한 기업의 대응역량 제고 지원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이를 통해 공시기준 적용과 관련된 실무 지원 뿐 만 아니라 기업이 기후 관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식별·관리하기 위한 기업의 경영·관리체계 정비(컨설팅), 관련 데이터 산정·관리 인프라 구축방안 등도 종합적으로 살폈다.이억원 금융위 위원장은 "금융위는 관계 부처, 이해관계 그룹들과 추가적 협의를 통해 기업의 적극적인 공시 이행을 이끌어나가는 방향으로 로드맵 수정안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ESG 공시 로드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관계 부처와 함께 신뢰성 있는 공시가 가능하도록 전방위적 지원 방안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의 지속가능성 공시 로드맵 초안은 2021년부터 글로벌 논의 속도 및 국내외 경제상황 변동 등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정·보완해 올 2월 발표됐다.금융위는 2021년 1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의 의무화 일정을 처음 제시한 바 있으며 이후 공시기준에 대한 국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해당 계획의 구체적 실행 방안에 대한 검토를 시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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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리포트]'무섭노'보다 더 무서운 '혐오의 낙인'

"평소 '무섭노' 이런 말을 쓰나?"부산 출신 A 씨는 그룹 '리센느'의 멤버 원이가 유튜브에서 "무섭노"라고 말한 장면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자 동향 출신 선후배들이 모인 단톡방에서 이렇게 물었다."'와 이래 힘드노', '배고프노' 이런 말 쓰잖아."(B 씨)"'와 이래 무섭노'라고는 하는데, 그냥 '무섭노'만은 안 쓰는 거 아냐?"(A 씨)"실제 얼마나 쓰느냐가 중요한 게 아냐. 나는 할머니 손에 커서 '와 점마 와 이래 무섭노', '와이카노' 이런 말이 툭툭 튀어나오는데, 앞으로 괜히 '일베(극우 커뮤니티)'로 몰릴까 조심스러워졌다니까. 사투리 쓰는 것도 이렇게 눈치를 봐야 하는 건지…."(C 씨)지난달 28일 올린 원이의 유튜브 영상이 뒤늦게 논란이 된 것은 MBC경남의 한 PD가 지난 1일 '무섭노'라는 표현을 두고 "혐오 표현에 뿌리를 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논란이 전국적 공론장에 등장한 건 부산 출신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다.조 전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산 사투리와 일베 표현 구별법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은 고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자 야권에선 "말끝 하나로 아이돌을 일베로 낙인 찍는다"며 반격했다. 급기야 국민MC 유재석이 한 예능에서 "내가 무슨 화를 냈노"라고 말하는 장면이 재조명되는 등 '~노' 논란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불붙은 갈등…기름 끼얹고 떠나는 정치권━가히 '갈등 증폭 사회'다. 그 패턴은 일정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논란에 정치권이 참전한다. 더 세고 , 더 날카로운 용어로 그 논란을 공론장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상대 진영도 침묵할 수 없다. 결국 좌우 진영이 서로를 향해 '말 폭탄'을 쏟아낸다. 그 사이 처음 논란의 시시비비는 사라진다. 남은 건 양 진영간 혐오와 갈등뿐이다.이번 '배재고 사태'가 그렇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도 다르지 않다. 앞서 '배우 조진웅의 소년범 논쟁'도, 기업들의 '집게손 파장'도 동일하다. 정치권은 갈등을 증폭시키고, 우리 사회는 한바탕 홍역을 치른 뒤 아무런 성찰 없이 다음 싸움을 준비한다. 갈등 증폭 사회에서 '증폭의 소모전'만이 무한 반복되는 것이다. 지난해 말 한 연예매체는 배우 조진웅이 고등학생 때 특가법상 강도·강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됐다고 보도했다. 조진웅은 그동안 정의로운 배역을 많이 맡았다. 2021년 문재인 정부 때는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식에 국민특사로 참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집회에도 참석하는 등 정치적 소신을 드러내왔다. 이런 조진웅의 과거 범죄 전력은 '10대 시절 범죄에 대해 공인은 언제까지, 얼마나 책임져야 하느냐'는 무거운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졌다.하지만 정치권은 달랐다. 민주당 일부 인사들이 "그의 현재는 잊힌 기억과 추호도 함께할 수 없느냐"며 조진웅을 옹호하고 나섰다. 일부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조진웅의 범죄 이력 폭로 과정에 정치적 배후가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좌파 범죄 카르텔을 인증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배우의 정치적 성향을 둘러싼 좌우 진영간 한바탕 공방이 벌어지는 사이 소년범의 사회 복귀나 공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는 증발해버렸다.2021년과 2023년 연이어 터진 '집게손 논란'의 결말은 더 허무하다. 집게손은 무언가를 집거나 크기를 가늠할 때 흔히 하는 동작이지만, 남성 중심 일부 커뮤니티에선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2021년 GS25가 캠핑용품 행사 포스터에 집게손 모양을 넣었다가 남혐 논란에 휘말렸다. 불매 운동 조짐이 나타나자 회사는 즉각 포스터 디자이너를 징계하고, 사장 및 임원을 교체하며 남성 소비자 달래기에 나섰다.2023년, 이번에는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에 집게손이 0.1초 등장했다. 젊은 남성 게임 유저들이 분노하자 넥슨도 영상을 바로 내리고 사과했다. 네티즌들은 집게손을 그린 인물로 외주 제작업체 여성 작가를 지목하며 신상을 퍼뜨렸다. 하지만 집게손을 그린 당사자는 40대 남성이었다.이번에도 어김없이 정치권이 '갈등 증폭자'로 나섰다. GS25의 집게손 논란 당시에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오해의 소지가 충분하다"고 가세했다. 넥슨 사태 때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왜 업장에서 사회운동을 하느냐"고 타박했다. 확인되지 않은 남혐 주장에 정치권이 동조하면서 젠더 갈등은 더 깊어졌다. 지금도 어디엔가 집게손 모양이 나오면 어김없이 같은 논란이 반복된다. 정작 젠더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는 정치권의 관심 밖이다.━고교 야구 놓고 "야구부 해체" vs "응원 화환" ━배재고 사태는 이런 토양 위에서 나온 또 하나의 '갈등 증폭' 사례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으로 불거진 '좌우 이념 갈등'은 한 달여 뒤 카페에서 학교로 옮겨갔다. 야구 시합 도중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제일고를 향해 '스타벅스 가자'고 외친 게 논란이 되자 배재고에는 근조화환이 몰려들었다. 이번 사태와 무관한 학생이 많음에도, 학교를 장례식장으로 만든 것이다. 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반복되는 반역사적 혐오 형태를 뿌리 뽑기 위해 야구부 해체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그러자 야권에선 배재고에 대한 징계와 비난이 과도하다며 방어막을 쳤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은 '배재고 학생들과 함께 합니다'라고 적은 응원 화환을 보냈다. 급기야 '5·18 성역화 논란'으로 번졌다.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고 주장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이병태 부위원장은 결국 사퇴했다. 이 부위원장은 사퇴 직후 이런 글을 남겼다."어린 학생들의 스포츠 경기에 쓰인 간단한 구호마저 정치적 도구와 진영 간 이념 대결로 비화하는 현상을 보며,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의견에 조금만 더 유연하고 관대해지기를 호소하고자 했던 것이 제 본의였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제 의도와 무관하게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되었습니다. 정치적 민감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배재고의 사과, 광주일고의 용서…갈등 해소의 희망 보여줘━정치권의 가세로 갈등 증폭의 소모전 속으로 빨려들어간 이들에겐 '혐오의 낙인'이란 또 다른 '사회적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스타벅스 마케팅 담당자들은 업무에서 배제된 채 회사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스타벅스 전체 직원들은 지난달 22일 오후 전국 매장 문을 닫고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받아야 했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일부 프로야구 구단과 대학들이 배재고 출신 선수 선발에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다만 배재고 사태에서 보여준 '사과와 용서, 화해'를 통한 갈등 해소의 과정은 갈등 증폭에 열을 올리는 정치권을 압도했다는 말도 나온다. 지난 6일 배재고 선수와 학부모, 교직원 등 80여 명은 광주일고를 찾아가 머리를 숙였다. 그러자 광주일고는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라"며 흔쾌히 사과를 받아들였다. 이어 지난 7일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의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 달라"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선처를 호소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홍경표 광주일고 총동창회 회장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라며 배재고 선수들에 대한 선처를 요청한 뒤 광주일고 후배들을 향해 "먼저 관용의 손길을 내밀어 갈등과 분열로 병들어가는 우리 사회에 성숙한 '바른 길'이 무엇인지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한 연구에 따르면 이념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지난 32년간 1981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갈등 증폭의 소모전에서 벗어나 갈등 해소의 궤도 위로 진입할 수 있다면 전남광주에 들어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생산 공장 건설 비용(약 800조원)의 2배 이상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2회에 계속)

여소야대 서울시의회 개원…임만균 의장 "시민의 공감 얻어야 해"

제12대 서울특별시의회를 이끌 전반기 의장에 3선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임만균 의원(관악)이 선출됐다. 부의장은 같은 당 성흠제 의원(은평1)과 국민의힘 이성배 의원(송파4)이 뽑혔다. 7일 서울시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제12대 서울시의회 첫 임시회를 열고 의장과 부의장 선출 절차를 진행했다. 임 의장은 의장·부의장 선거 후 이어진 개원식에서 개원사를 낭독했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새 의회의 출범을 축하했다.임 의장은 앞으로 2년간 서울시의회를 이끈다. 이날 임 의장은 여소야대 구도에 담긴 의미를 "다시, 의회다움을 회복하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그는 "무조건적인 반대나 협력, 견제, 침묵이 아니라 오직 시민을 기준으로 삼아 멈춰설 때와 나아갈 때를 판단하는 강하고 유능한 의회로 거듭나겠다"는 뜻을 밝혔다.그러면서 "충분한 소통이 담보되지 못한 정책,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정책, 무엇보다 시민의 공감을 얻지 못한 일방적·독단적 정책이 의회의 문턱을 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지방의회의 위상 강화에 대한 구상도 내놨다. 임 의장은 "의회다움이 지방의회의 독립을 통해서만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지방의회법 제정을 통해 지방의회가 지방자치 역사의 전면에 서는 원년을 열겠다"고 밝혔다.제12대 서울시의회는 상임위원 선임과 상임위원장 선거 등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의정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오 시장은 축사에서 "민주주의는 생각이 같아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 속에서 더 나은 답을 만들어가는 힘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치열한 토론과 숙의 끝에 가장 좋은 결과를 함께 만들어내야 한다"며 "시민의 행복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해 서로의 역할을 존중하고 각자의 책임을 다할 때 서울은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