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신용대출이 급감한 반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6개월째 불어났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가 회복하면 가계대출이 다시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80조8340억원으로 지난 8월 말보다 1조2852억원 줄었다. 가계대출이 감소로 돌아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은 1조3415억원 줄어 전체 감소 폭을 웃돌았다. 주담대 잔액은 621조3983억원으로 1252억원 늘어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지난 8월(3조3319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8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4.76%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연 4.66%로 2022년 11월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한은은 7월과 8월 잇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 3.00%로 높였다.
대출 총량 관리도 변수다. 정부는 8·13 대책에서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기존 1.5%에서 3.0% 수준으로 올리고 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은 총량 목표와 별도로 관리하기로 했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지난 8월 말까지, 확대된 목표치(약 7조1100억원)의 94%를 소진했고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하면서 대출이 감소했다"며 "8·13 대책 이후 총량규제 예외 대상이 된 잔금대출 취급은 늘었지만 신규착공과 분양물량에 영향을 받는 중도금·이주비 대출이 감소하면서 전체 증가 폭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수치가 전 금융권이 아닌 5대 은행 기준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신용대출이 줄고 주담대가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같은 차주가 신용대출을 주담대로 갈아탔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감소는 진정한 의미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라기보다는, 계절적 착시와 대출 구조 재편이 맞물린 결과로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난달에는 추석 상여금 유입과 은행의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 등 계절적 상환 요인이 몰린다는 설명이다.
김 선임연구위원과 채 교수는 집값 상승 기대를 주담대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86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세웠다. 강남 11개구는 0.04% 내렸지만 강북 14개구는 0.24% 올랐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장기화하고 추가 상승 기대가 이어지면서 가계대출 증가 압력 등 금융불균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와 채 교수는 4분기 신용대출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열어뒀다. 코스피는 지난 2일 7003.74로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7000선을 회복했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연휴를 앞둔 관망세 속에서도 기관과 기타법인이 순매수하며 지수를 떠받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무신사와 소노인터내셔널 등 4개사가 코스피 상장 심사를 받고 있고, 수요예측을 진행하기로 한 기업은 16곳으로 집계됐다.
강 교수는 "청약증거금 마련을 위한 일시적 차입과 상환 없이 누적되는 투자 목적 차입을 구분하는 것"이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주담대를 이미 보유한 차주가 신용대출이나 증권사 신용융자까지 늘리면 자산가격 하락과 이자 부담이 겹칠 수 있다는 경고다.

![[뉴스언팩] 반값 비만주사 '에페'? 출시 전 알아야 할 것들 / 이젠 저녁에도 문 여는 주식시장, 위험 요소는?](https://i.ytimg.com/vi/pOIU14RaM3I/maxresdefault.jpg?width=1920&quality=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