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나란히 내려앉았다. 특히 민주당은 40대와 진보층 등 핵심 지지층이 크게 흔들렸다. 전문가들은 좀처럼 잡히지 않는 집값과 여권 내부 갈등이 지지층의 실망을 키웠다고 진단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6~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35.2%로 나타났다. 전주보다 2.2%포인트(P) 내렸고 2주 연속 하락이다. 부정 평가는 1.6%P 오른 61.4%였다.



지난 7~8일 1004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35.5%로 전주보다 7.0%P 빠졌다. 리얼미터가 공개한 최근 6개월 주간 집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국민의힘은 2.9%P 오른 41.3%로 한 주 만에 다시 민주당을 앞섰다. 두 당의 격차는 5.8%P로 오차범위 안이다.

민주당의 40대 지지율은 53.7%에서 36.7%로 17.0%P 떨어져 연령대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진보층 지지율도 73.5%에서 59.5%로 14.0%P 내려 하락 폭이 중도층(2.7%P)의 5배를 넘었다. 반면 진보층의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54.4%에서 53.0%로 1.4%P 내리는 데 그쳤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동행미디어 시대와의 통화에서 "민생 이슈로 중도층이 빠져나간 상황은 그대로인데 원래 받쳐줘야 할 지지층마저 자신들의 관심 이슈로 이탈하고 있다"며 "중도층이 빠져도 지지층이 받쳐주면 상쇄되는데 지금은 지지층까지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진영 내부 문제도 있지만 결국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있다"고 했다.



리얼미터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공통 악재로 2가지를 꼽았다. 대법관 재제청 거부에서 탄핵 공방으로 번진 조희대 대법원장과 여권의 충돌, 수도권 부동산 불안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한국부동산원 집계 기준 87주 연속 올라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 악재가 더 크게 작용했는지를 두고는 전문가들의 해석이 갈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보완수사권 논쟁은 이미 끝난 사안이고 국민 상당수는 조 대법원장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며 "결국 핵심은 부동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에서 집값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오르면서 분노가 커졌다"고 했다.

반면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여권 내부 갈등에 무게를 뒀다. 이 대통령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사법개혁을 두고 여권 강경파와 공개 설전을 벌였다.

그는 "한편이라고 믿었던 여권이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서로 싸우는 모습에 지지층은 황당해하고 있다"며 "민생 해결도 시급한 상황에서 어느 쪽 편도 들기 어려우니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도층이 먼저 이탈했고 이후 강성 지지층이 '개혁을 똑바로 못해서 그렇다'며 반발하면서 내부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고 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취임 100일 안에 당 지지율을 10%P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 조사의 당 지지율은 김 대표 취임 무렵인 8월 3주(41.9%)보다 6.4%P 낮다. 박상병 평론가는 "관건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 회복이며 그래야 민주당 지지율도 함께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잃은 지지를 국민의힘이 고스란히 흡수하지는 못했다. 국민의힘의 상승 폭(2.9%P)은 민주당 하락 폭(7.0%P)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진보층에서 빠져나간 지지도 마찬가지다. 진보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8.8%에서 12.3%로 3.5%P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층에서는 조국혁신당 지지율(16.3%)이 국민의힘보다 높았다. 중도층의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33.9%에서 35.4%로 1.5%P 올라 여전히 민주당(39.9%)보다 낮았다.

이번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정수행 평가 조사의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다. 정당 지지도 조사의 응답률은 2.6%,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