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8조3753억원, 영업이익 2조505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의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 대에 진입하는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금호석화의 실적 상승은 세계 1위를 점유하고 있는 NB라텍스가 견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의료용 장갑 소비가 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호석화는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난해에만 7만톤 규모의 설비 증설을 완료해 71만톤의 캐파(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추가로 24만톤 규모의 증설계획도 발표하는 등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대응 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영업본부장인 박준경 부사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미리 수요증가를 예측해 NB라텍스 증설을 강력하게 밀어 부쳤고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적기 공급을 진두지휘했다고 한다.
경영권 승계 작업도 순조롭다. 박 부사장은 지난해 부친인 박찬구 회장이 조카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고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직후 회사 경영 체계를 공고히 했다.
독립적인 사외이사 구성과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 ESG위원회·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등의 출범으로 경영 투명성을 높이며 향후 경영권 분쟁 빌미도 없앤 만큼 박 부사장은 경영수업에 전념하며 그룹 내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동생인 박주형 전무 역시 금호가 역사상 처음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박 전무는 지난해 금호석화가 인수한 금호리조트를 통해 그룹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촌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은 지난해부터 금호건설에 복귀해 후계구도를 다지고 있다. 박 사장은 금호가 3세 중 가장 먼저 경영일선에 데뷔했지만 옛 금호그룹 경영난으로 쓴맛을 봤다.
금호그룹이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재정난에 빠지면서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 핵심 계열사를 줄줄이 매각됐다. 금호그룹은 현재 금호건설과 금호고속, 금호익스프레스 정도만 남은 채 60위권 밖의 중견기업으로 추락했다.
박 사장이 그룹 재건이란 막중한 과업을 맡게 됐지만 실현 가능성은 요원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가 경영에 참여한 회사들이 부실화 된 후 매각돼 경영리더십도 다시 증명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
박 사장의 여동생 박세진 상무는 지난해 금호리조트가 금호석화에 매각되자 금호익스프레스로 자리를 옮겼다. 박 상무는 신규사업 담당 임원으로서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