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하계올림픽에 마라톤이 있다면 동계올림픽엔 설원 위를 달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있다. 종목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눈밭을 두 발로 뛰진 않는다. 스키를 신고 달린다는 게 마라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스키는 크게 산이나 언덕에서 빠르게 내려오는 알파인과 평지와 완만한 경사 지대를 지나는 노르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노르딕의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설원의 마라톤'이라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북유럽에 위치한 노르웨이에서 탄생한 종목이다. 눈이 많은 지역에서 스키는 주요한 이동 수단이었다. 먹잇감을 쫓거나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해야 해 긴 거리도 빨리 이동해야만 했다. 바로 이런 점이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모티브가 됐다.
일상생활에 필요했던 기능이 19세기 말에 스포츠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제1회 동계올림픽인 1924년 프랑스 샤모니 대회부터였다.
북유럽의 환경과 기후에 기반을 둔 종목이라 국제무대에선 단연 북유럽 국가 선수들이 강세다. 여자부 경기는 1952년 오슬로 대회 때 도입됐다. 점차 종목이 늘어나 2002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땐 12개 종목에서 메달을 가렸다.
내달 4일 개막하는 베이징 대회 역시 남자부와 여자부 각각 6개의 종목에 메달이 걸렸다. 경기 방식도 다양하다.
남자부는 15㎞ 클래식, 15㎞+15㎞ 스키애슬론, 스프린트 프리, 팀 스프린트 클래식, 4×10㎞ 계주, 50㎞ 단체출발 클래식 종목에서 경쟁한다.
여자부는 10㎞ 클래식, 7.5㎞+7.5㎞ 스키애슬론, 스프린트 프리, 팀 스프린트 클래식, 4×5㎞ 릴레이, 30㎞ 단체출발 프리 종목이 열린다.
세부 종목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스키를 타는 법을 구별해야 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 주법은 '클래식'과 '프리스타일(프리)' 두 가지로 나뉜다.
클래식은 눈 위에 나란히 패인 홈을 따라 스키를 앞뒤로 평행하게 움직이는 기술이다. 프리스타일은 양발을 번갈아 가며 내딛기 때문에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흡사 빙판 위 스케이팅의 주법과 같다.
클래식과 프리스타일 기술을 반씩 모두 사용해야 하는 '스키애슬론'도 있다. 이 종목에 나서는 선수들은 한꺼번에 출발하고 중간 지점에서 장비를 교체해야 한다.
계주도 있다. 남녀 모두 4명이 한 팀을 이루며 단체 출발로 시작한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선수가 승리하는데 팀원 중 처음 두 주자는 클래식 방식을, 마지막 두 주자는 프리스타일 기술을 사용해야 한다.
팀 스프린트는 두 명의 선수로 구성되는데 첫 번째 선수가 스프린트 코스를 두 바퀴 돌고 나서 교대하는 선수도 두 바퀴를 돌게 된다. 각각 6바퀴를 돌면 경기가 종료되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는 팀이 승리한다.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개막식 다음 날인 5일부터 마지막 날인 20일까지 중국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국립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이어진다.
타고난 체격 조건과 힘, 스피드가 월등한 북유럽권과 달리 한국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불모지다. 일단 선수 수도 적고 훈련 시설 등 관련 인프라가 부족하다. 그래서 일까. 아직 올림픽에선 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통산 6번째 올림픽에 무대에 서는 한국 선수가 있다.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의 전설 이채원(41·평창군청)이다.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이채원은 평창 대회가 끝난 뒤 국가대표에서 은퇴했다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종목임에도 그는 지난해 12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에 올라 6번째 올림픽 출전이란 꿈을 이뤘다. 나이를 잊게 만드는 실력이다.
스무 살 가까이 어린 선수들도 이채원을 넘지 못했다. 신장이 154㎝에 불과하지만 특유의 체력과 인내력을 바탕으로 한국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그야말로 이끌고 있다.
이채원이 2014 소치 대회 때 기록한 33위(30㎞ 프리)는 한국 동계올림픽 이 종목 역대 최고 순위로 남아 있다. 4년 전 안방에서 열린 평창 대회 때는 50위권에 머물렀다. 팀 스프린트에서도 최하위에 그쳤다.
냉정하게 봤을 때 이번 베이징 대회에서 하위권 탈출도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단 목표는 크게 잡았다. 30위권 진입이다. 한국은 '백전노장'과 함께 '유망주' 이의진(21·경기도청)이 여자부 경기에, 김민우(24·평창군청)와 정종원(30·경기도청)은 남자부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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