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자금 조달수단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AA+ 3년물)의 금리가 10년 만에 4%를 돌파하면서 카드사의 유동성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카드사·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비상자금조달계획 수립' 점검에 나섰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민평평균) 3년물 금리는 지난 14일 기준 4.288%까지 올랐다. 지난 13일 여전채(AA+·민평평균) 3년물 금리는 연 4.263%로 직전거래일인 10일(4.005%)과 비교해 0.258%p(포인트) 급등했다. 여전채 금리는 이달 7일 4.012%로 4%대로 올라섰는데 금리가 4%를 돌파한 건 2012년 4월 2일(4.02%) 이후 10년 2개월여 만이다. 여전채 금리는 1년 전만해도 1%대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9월 2%대를 넘어 섰고 올 3월에는 3%대를 넘으며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컸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카드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는 점이다. 여전채를 매입한 금융사들에 지급해야 할 이자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조달비용 확대는 카드사의 수익성 하방 압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높아진 조달금리를 상쇄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를 올릴 개연성도 커진다.
이에 카드사들은 최근 CP(기업어음)에 눈을 돌리고 있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가시화되자 조달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만기 1년 이내 CP, 전자단기사채 발행액은 3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동기대비 62% 상승한 수치다.
카드사들이 자금조달 다변화를 꾀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유동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른 만큼 금융당국은 긴급점검에 착수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카드사 등 여전사 실무진과 만나 '비상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하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자금조달 계획은 금융당국이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여전채 발행이 어려울 때 내놓은 대책이다. 자금조달 수단(여전채 발행 등) 활용이 어려울 경우 현금 유출이 많은 영업을 축소하는 등 비상 대책을 수립·운영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