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방조죄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피해자의 유족들이 48년만에 형사보상을 받게 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간첩인 줄 모르고 자신의 집에서 하루 숙식을 제공해 옥살이를 한 피해자의 유족이 형사보상금을 받게 됐다. 해당 피해자는 현재 망인이 된 상태다. 대공분실에 끌려가 가혹행위를 당한 끝에 간첩방조 혐의를 인정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1-1부(부장판사 송혜정·황의동·김대현)는 간첩방조죄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가 재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은 A씨의 유족에게 국가가 형사보상금 4억635만2000원, 비용보상 800만원을 지급하라고 지난 11일 판결했다.


A씨는 지난 1960년 11월 친지의 부탁으로 B씨에게 하루동안 숙식을 제공했다. 당시 A씨는 B씨가 간첩인 사실을 몰랐지만 이듬해 3월 B씨가 간첩임을 알게 됐다. B씨가 가족들 때문에 자수를 거부하고 B씨의 아들이 B씨를 북한에 돌아갈 수 있게 부탁하자 A씨는 자전거 등을 이용해 B씨의 북한 귀환을 도와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내무부 치안국 정보과 대공분실에 끌려가 불법체포·감금된 상태에서 고문 등 가혹행위로 인해 간첩방조죄를 허위 자백했다. 이에 A씨는 간첩방조 등 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A씨 유족은 지난해 "(A씨의 행동은) B씨가 간첩인 줄 모르고 한 것이거나 B씨의 귀환을 도운 것에 불과해 간첩 활동을 도운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재심 재판부는" A씨가 월북하려던 B씨의 귀환을 도운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불법감금에 의한 허위자백이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해 간첩방조죄 혐의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이러한 행위는 적국을 위해 국가기밀을 탐지·수집하는 'B의 간첩 활동을 도운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