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이 근감소증 치료제 IN-207907 임상에 나선다. 사진은 HK이노엔 스퀘어. /사진=HK이노엔

HK이노엔이 근감소증 치료제 임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근육 감소가 주요 부작용으로 거론되는 기존 비만 치료제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오는 8월부터 2028년 8월까지 경기 아주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 노인성 근감소증 치료제 IN-207907 임상 2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고 환자 모집에 들어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임상은 65세 이상 남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이번 임상 추진은 지난해 11월 국내 바이오텍 카인사이언스와 근감소증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지 7개월 만이다. 양사는 당시 염증 조절 펩타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을 근감소증 치료제로 개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HK이노엔이 임상 2상을 주도하고 카인사이언스가 임상시험용의약품 생산 및 기술 지원을 담당하는 게 핵심이다.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근감소증은 노화나 대사이상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지난해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2024년 국가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노인의 근감소증 유병률은 9.4%에 달했다. 노인 10명 중 1명은 근감소증을 겪는 셈이다. 근감소증은 신체 기능을 떨어트리고 낙상·골절 위험을 높여 치료해야 할 주요 질병으로 꼽힌다.

노인 인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한동안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델브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근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22억7600만달러(약 3조5300억원)에서 2034년 56억2600만달러(약 8조7300억원) 규모로 147.2% 성장할 것으로 관측됐다.

비만약, 살 빠지는 만큼 근육 '뚝'…근감소증약 해법 가능성

사진은 지난해 11월 근감소증 치료 신약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한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오른쪽)와 조대호 카인사이언스 대표. /사진=HK이노엔

근감소증 치료제 IN-207907은 위고비·마운자로로 유명한 GL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음식 섭취를 줄여 살을 빼는 방식이다. 단백질 섭취가 줄어드는 만큼 근육 감소가 불가피하다. 비만 치료제와 근감소증 치료제를 병용해 사용할 경우 근육 보존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이 근육 감소 부작용을 개선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전 세계적으로 근육 감소를 막을 수 있는 비만 치료제는 상용화되지 않았다. HK이노엔은 직접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IN-B00009와 IN-207907 병용투여를 통한 근육량 감소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의 단점 중 하나는 체중이 줄어드는 만큼 근육도 함께 감소한다는 것"이라며 "근육 감소 부작용을 보완하기 위한 제약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육 보존을 돕는 약이 나온다면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