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DMZ 지뢰 사고 조사 지연 논란과 북한군 포로 비공개 송환을 두고 야당은 "정부가 늑장·은폐", 여당은 "안보를 정쟁에 이용 말라"며 맞서고 있다. 25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접경지역의 임한소학교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스1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당국의 지뢰 사고 조사를 놓고 지연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포로 송환 비공개 여부를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진실 공방까지 벌어지면서다.

지난 21일 경기 파주시 육군 25사단 관할 DMZ 군사분계선(MDL) 인접 지역에서 수색로 개척 작전 중 지뢰 폭발로 추정되는 사고가 일어나 군 간부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합참은 지난 24일 TF를 구성해 유엔사 등과 협의하면서 현장 조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야당에서는 조사 지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다쳤다고 '느그(너희) 아들' 취급하지 말고 신속하게 지뢰 폭발의 범인이 누구인지 육하원칙에 입각해 명확히 발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엑스(옛 트위터)에 "'부를 땐 나라의 아들, 다치면 느그 아들, 죽으면 누구세요?' 이런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야지요"라고 올린 글을 인용한 것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SNS에서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이 즉시 직접 국민 앞에, 카메라 앞에 나와서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북한 지뢰 폭발로 우리 군인 발목 절단된 이 일을 당신들 높은 장성 계급들이 직접 나서서 설명할 감도 안 되는 별거 아닌 일이라고 보는 것이냐"고 따졌다. 한 의원은 추석 연휴 첫날인 24일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이에 대해 전은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군은 사고 직후부터 북한이 최근 매설한 지뢰인지, 유실된 지뢰인지, 과거부터 존재하던 미확인 지뢰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고 있다"며 "안보는 추측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우리 장병의 희생과 부상을 정치적 공격의 소재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서 한 의원을 겨냥해 "지뢰가 추가로 매설돼 있을지 모르는 땅에 한 걸음씩 조심을 다해 안전을 확인하며 길을 내야 한다. 전투 태세와 사고 현장 감식을 뒤섞는 일은 부하를 죽음의 길로 전진하라는 말"이라며 "제발 모르면 입 좀 닥치고 있으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전경./사진=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됐던 북한군 포로 2명이 최근 국내로 송환된 사실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유엔 연설을 계기로 뒤늦게 알려진 것을 놓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양국 간 비공개 송환 협의가 있었다는 정부 입장을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소식통이 부인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다. 야당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송환 사실을 숨겼다고 비판했고 여당은 정치 공세라며 정부 엄호에 나섰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며 남 탓으로 일관했으나 정작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비밀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적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며 "국가는 북한 정권의 심기를 관리하는 조직이 아니다"라고 했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귀순자의 안전보장을 보장하고 불필요한 자극과 대립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안을 비공개로 추진하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조치"라며 "국민의힘은 안보 불안을 부추기는 음모론 제기를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 정쟁도 사안을 가려 해야 하는 법"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현지시각) 멕시코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사자의 희망, 국내법적 절차, 인도주의적 원칙 등 일관된 원칙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북한 포로 송환에 대해 비공개 처리하기로 우크라이나와 양해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소식통은 현지 언론에 비밀 유지에 합의한 적이 없다고 밝혀 양국의 입장이 배치되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