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 후폭풍이 국회로 번지며 여당의 탄핵론과 야당의 엄호가 정면충돌했다. 조 대법원장이 2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사진=뉴스1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청을 거부하면서 대통령 임명권과 대법원장 제청권을 둘러싼 갈등이 여야 정면충돌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 대법원장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빗대며 탄핵론과 출근 시간 의혹까지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권력으로 헌법기관을 굴복시키려 한다며 조 대법원장 엄호에 나섰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은 검찰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이제 조희대가 그 뒤를 이어 사법부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정녕 지금 대법원을 움직이는 것은 헌법과 양심입니까, 아니면 내란 세력과 일부 정치세력이냐"고 날을 세웠다.



조 대법원장의 출근 시간 미준수 의혹도 제기했다. 이용우 대변인은 지난 24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근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윤석열의 '가짜 출근'이 떠오른다. 윤석열과 조희대, 쌍둥이처럼 둘 다 출근 문제로 국민의 의심을 받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했다. 법관 출퇴근 및 복무 점검 기록의 국회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지원 의원은 같은 날 유튜브 인터뷰에서 조 대법원장을 '제2의 윤석열'로 지칭하며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탄핵을 말했는데 탄핵하자. 헌법재판소에서 인용이 될지, 안 될지는 헌재가 판단할 문제이고 그 사이 업무 정지라도 시키자"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대통령의 뜻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헌법기관의 수장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이 과연 이 정권이 말하는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냐"라며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권력의 힘으로 헌법기관을 굴복시키려는 몰상식한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맞섰다.



이 대통령이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 '내란 사건 특별수사본부'(내란 특수본) 구성을 검토하는 것도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이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내놓은 카드가 결국 또 내란 수사냐"며 "헌법기관의 인사 갈등 한복판에서 새로운 수사기구가 거론되고 그 대상으로 대법원장을 겨냥한다면 이는 또 다른 이름의 '이재명 충견 조직'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이 22일 대법관 재제청 요청에 대해 '사유 불명확' 등을 들어 거부 입장을 밝힌 뒤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 제청권을 둘러싼 논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청와대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