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 25사단 관할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와 관련, 군이 29일 현장조사 중 사고 현장 인근에서 북한군이 사용하는 '수지 반보병 지뢰' 1발을 발견했다.
북한군은 2023년말 남한을 적대 국가로 규정한 뒤 MDL 인근에서 국경선화 작업을 벌이며 지난 2년여 동안 40차례 넘게 월선했는데, 그 과정에서 묻은 지뢰가 이번 사고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MDL 침범에 그치지 않고 지뢰까지 매설했다면 우리 군을 겨냥한 도발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군 당국은 유엔사와 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며 "진상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도영 합동참모본부(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25사단 DMZ) 지뢰 폭발 위치는 MDL 이남 약 10m 지점"이라며 "(지난해 9월)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지형 변화 지역으로부터 약 10m 이격된 지점"이라고 전날 합참 발표 내용을 재확인했다. 이어 "(북한군 지뢰 매설 추정 지역에) 가기 위해 수색로를 개척하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이번 사고는 북한군의 지뢰 매설 추정 지역을 수색하기 위한 사전 작업 도중 일어났다. 이 사고로 장병 2명이 중상을, 1명이 경상을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차 감정에서는 갈색 계열 이물질이 검출됐고 우리 군 지뢰의 철제 파편은 발견되지 않았다. 군은 이를 근거로 몸체를 합성수지로 만든 북한군 대인지뢰인 수지 반보병 지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은 2023년 12월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2024년부터 MDL 이북 지역에서 ▲지뢰 매설 ▲철책 부설 ▲대전차 방벽 건설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와 철도 폭파 등 국경선화 작업을 이어왔다. MDL은 1953년 정전협정에 따라 그어진 남북 경계선이며 DMZ는 MDL을 기준으로 남북 각 2㎞에 걸친 구역이다.
그러나 북한군의 작업은 MDL 이북에 그치지 않았다. 북한군은 2024년 6월 3차례 MDL을 넘었다가 우리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북상했다. 지난해에는 17차례 MDL 이남으로 넘어왔다. 같은 해 9월에는 월선해 지뢰로 추정되는 물체를 묻기도 했다. 올해는 8월 첫 침범 이후 한 달 사이 20차례 넘게 월선하며 지난해 기록을 이미 갈아치웠다.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25사단 경계 구역 내 북한군 지뢰지대 등 6곳이 MDL 이남으로 10~15m 넘어와 있다며 단순 월선이 아니라 남측 지역을 잠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군의 잦은 MDL 침범 배경으로는 남북이 인식하는 군사분계선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 꼽힌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설정한 선과 우리가 생각하는 선 사이에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며 "북한이 정전협정과 MDL 선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MDL 이남 지뢰 매설을 두고는 "명백한 (우리 군에 대한) 도발"이라며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MDL 이남에 북한의 지뢰 매설은) 없었던 일이 아니다"라며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에는 국경선화 작업도 없었다"고 했다. 2015년 8월 경기 파주 DMZ에서는 북한군이 MDL 이남에 묻은 목함지뢰가 터져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크게 다쳤다. 양 교수는 "(이번 사고를 일으킨 지뢰를) 북한이 매설했다면 우리 군에 대한 심리적 압박"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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