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사업장 전경. 노조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요구하면서 성과 공유와 투자 재원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가 오는 26일부터 3주간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노사는 수차례 교섭과 사후조정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업계는 이번 갈등의 본질이 임금 인상률보다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시각 차에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20%를 제시했다가 15%로 낮췄지만 영업이익과 성과급을 직접 연동하는 구조는 유지했다. 업계에서는 기업 성과를 보상과 연계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초과이익성과급(OPI)을 연상시키는 요구라는 해석이 나온다.



노사 갈등은 올해 들어 반복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 4월 부분파업에 이어 5월1~5일 창사 이후 첫 전면파업을 진행했다. 이후 교섭이 재개됐지만 성과급 산정 방식과 인사제도 개선 등을 둘러싼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달부터 진행된 세 차례 사후조정은 합의 없이 종료되면서 노조는 26일부터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쟁점은 보상 수준이 아니다. 삼성전자식 성과배분 체계를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을 기반으로 대규모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기업이라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능력 확대가 성장의 출발점인 CDMO 기업이다. 수주 경쟁력은 생산시설 규모와 직결되고 생산능력 확대에는 대규모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 과정 역시 증설과 궤를 같이해 왔다. 공장을 늘리고 생산능력을 확대해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시 투자를 이어가는 구조다. 업계가 CDMO 기업의 영업이익을 단순한 당기 성과가 아닌 미래 생산능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해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협상 과정에서 임금 6.2% 인상안과 추가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과 인사·경영 참여 확대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공시 자료 기준으로도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최근 정부 지침도 변수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 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경영성과급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 있으나 노동조합법상 의무 교섭이나 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회사가 영업이익 15% 연동 성과급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하는 배경 중 하나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사업 차질 우려가 나온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은 공정 연속성이 중요한 산업이다. 일부 공정이 중단될 경우 생산 일정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회사는 앞선 총파업 과정에서 약 1500억원 규모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갈등의 본질은 임금이 아니라 이익 배분 방식에 있다. 노조는 회사가 거둔 성장 성과를 구성원과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측은 미래 수주 확보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능력 투자 재원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CDMO는 생산능력이 곧 경쟁력인 산업이다. 성과급 논의는 투자 사이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영업이익을 성과로 분배할 것인지, 미래 생산능력을 위한 투자 재원으로 남길 것인지가 이번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