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님과 잘 상의하면서 건강하고 적당하게 즐기기를 바란다."
한국 리그 오브 레전드(LoL) 대표팀 주장 '페이커' 이상혁(T1)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어린 팬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한국은 지난 2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LoL 결승전에서 대만을 3대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상혁은 "어린이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 열정을 가지고 재밌게 도전했으면 좋겠다. 게임에는 분명 몰입성과 중독성이 있는 만큼 과도하게 빠져들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정상 프로게이머로 꼽히는 그가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어린 팬들에게 응원과 조언을 함께 건넨 셈이다.
한국은 결승 1·2세트에서 모두 초반 주도권을 내줬지만 교전에서 흐름을 뒤집었고 3세트는 초반부터 압도했다. 조별리그(대만·인도·홍콩전) 3세트, 준결승 2세트, 결승 3세트 등 8세트를 모두 따낸 무실세트 전승이다.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금메달이기도 하다. 한국 e스포츠 선수단은 이번 대회를 금 2개, 은 1개, 동 2개로 마쳤다.
이상혁은 "한국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2연패를 하게 돼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준결승에 이어 이날 결승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강동훈 감독은 미드라이너로 '제카' 김건우(한화생명)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상혁이 이번 대회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조별리그 인도전뿐이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대기실에서 동료들을 응원하며 후배들을 도왔다.
그는 "선발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기는 것을 보고 굉장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건우는 "처음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이라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지만, 옆에서 페이커 선수가 챔피언 구도와 아이템 선택 등 많은 조언을 해줘 편안하게 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건우와 '캐니언' 김건부, '구마유시' 이민형은 이번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결승 무대에 직접 서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이상혁은 "개인적으로는 경기에 뛰어서 우승했으면 하는 욕심은 있겠지만 다 같이 우승하고 이 과정에서 얻어가는 것들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상혁은 e스포츠가 시범 종목이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중국에 져 은메달에 그쳤다. 이후 항저우 대회와 이번 대회에서 잇달아 금메달을 따 세 차례 아시안게임에서 금 2개, 은 1개를 모았다. 그는 "그런 기록보다 금메달을 향해 달려왔던 여정과 경험, 과정들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곧바로 소속팀에 복귀해 북미에서 열리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준비에 들어간다. 이상혁은 "아시안게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열정도 더 커졌다. 결과보다 준비하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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