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축구 국가대표 선수 박승수(왼쪽)와 주장 이기혁(가운데), 야구 국가대표 주장 노시환이 최근 군 면제 관련 실언으로 공정 논란을 일으켰다./사진=뉴스1·SNS


일부 국가대표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군 면제' 수단으로 인식하면서 병역특례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선 각각 축소론과 폐지론이 나왔고 소득에 기여금을 물리는 법안도 발의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일 예술·체육 병역특례 기여금 도입 3법을 대표 발의했다. 병역법·군인복지기금법·부담금관리 기본법을 고쳐 예술·체육요원이 의무복무기간 중 얻은 소득에 기여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차 의원은 이날 [시대]와의 통화에서 "일부 선수들이 국가대표를 병역 해결의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모습이 청년들에게 공정 논란을 부르고 있다"며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낸 이들이 국위선양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지만 동시에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장병들의 위화감과 상대적 박탈감도 외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법안은 기준소득월액 500만원 이하엔 기여금을 물리지 않아 대다수 예술인과 비인기 종목 선수는 부담이 사실상 없다. 그 이상은 소득 구간별로 5~30%를 누진 적용해 월 소득 2000만원이면 150만원, 1억원이면 1450만원을 내자는 구상이다. 걷은 돈은 전액 군인복지기금으로 쓰인다.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


공정 논란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불붙었다. 축구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지난 3일 결승에서 일본을 꺾은 뒤 방송 인터뷰에서 "저 군대 안 간다"고 말했다. 막내 박승수는 같은 날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렸다. 야구대표팀 주장 노시환도 지난달 27일 결승 직후 군 면제에 초점을 맞춘 발언으로 비판을 받았다.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는 1973년 시행됐다. 현행법상 기초군사훈련 뒤 34개월 동안 자기 분야에서 활동하며 공익복무 544시간을 채워야 한다. 체육 분야 기준은 1990년 4월 올림픽 3위 이상과 아시안게임 1위로 좁혀졌다.

제도를 손볼 대안도 여러 차례 나왔다. 병무청은 2012년부터 한 번의 입상으로 병역이 사실상 끝나는 구조를 바꾸겠다며 누적점수제를 추진했지만 체육계 반대로 무산됐다. 2018년 아시안게임 뒤엔 대한체육회가 올림픽·아시안게임·세계선수권 성적을 쌓는 마일리지제를 내놨지만 정부는 오히려 특례를 넓히는 셈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론은 매번 '현행 유지'였다.

그러나 최근 여야 모두 제도 재정비에 공감하고 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53년 전 병역특례를 이제는 재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제도 도입 당시엔 국위선양이 절실했으나 지금 대한민국은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고 모든 청년이 각자의 영역과 직업에서 국위선양을 하고 있다"며 "국익에 크게 기여한 BTS도 국방의 의무를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제도 폐지 목소리가 나온다. 병무청도 지난 8월 병역 자원 감소에 대응해 예술·체육요원 등 민간 분야 보충역을 크게 줄이는 방안을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래픽=신재민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