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이 역사 왜곡을 둘러싼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거센 논란 속에서도 개천절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정상 자리를 지켰다.
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살자(들)'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이어진 연휴 기간 5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241만2000여명을 기록했다.
해당 작품은 1974년 8월15일 발생한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과 배후를 추적하는 극적 설정을 다뤘다. 개봉 이후 실제 사건에 상상력을 가미해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는 지적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제기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단체는 허진호 감독과 제작진을 고발하는가 하면 주연 배우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광고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예정되어 있던 무대인사가 취소되는 등 스크린 밖 여파가 이어졌다.
제작진과 유해진의 소속사 측은 이러한 움직임에 즉각 대응에 나섰다. 제작진은 "특정 인물을 사건의 배후로 규정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가 아니다"라며 해명했다. 유해진의 소속사 역시 자택 앞 집회 등 신변 위협 및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강경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정부·영화계 "신변 위협 우려" vs 보수단체 "악의적 역사 왜곡"
사태가 과열되자 정부와 영화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SNS를 통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자유이지만 창작자에 대한 신변 위협은 용납될 수 없다"며 경찰에 엄정한 법 집행을 요청했다. 19개 영화 단체가 모인 영화인연대도 성명을 내고 "작품에 대한 비판과 개인에 대한 압박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판하는 측에서는 상업 영화라는 이유로 근현대사의 기본 팩트를 손대 대중에게 왜곡된 프레임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평점 테러와 리뷰 비공개 요구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작품을 둘러싼 논쟁이 비평의 영역을 넘어 장외 여론전으로 확산하는 양상이지만, 극장가에서의 흥행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연휴 마지막 날인 5일에도 하루 동안 17만8000여명을 모으며 전체 좌석 판매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관객들의 발걸음은 지속되는 모양새다.
영화적 상상력과 창작의 자유라는 주장과 역사적 고증 및 사자 명예훼손이라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암살자(들)'을 둘러싼 사회적 담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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