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8월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의 올해 기준금리 결정회의가 단 두 차례 남으면서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7월과 8월 연속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연 3.00%까지 오르며 통화당국의 추가 인상 시점과 속도를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물가 상승과 견조한 성장세는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싣지만, 지속되는 긴축의 파급 효과도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오는 22일과 다음 달 26일이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상승 압력과 반도체 경기 호조에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서 통화정책의 방향과 속도에 대한 고민이 드러났다. 지난달 10일 열린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7월과 8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책 결정의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금통위가 연속 인상에 나선 배경을 시장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다.

다른 위원들은 경기 회복의 불균형과 대외 금융시장 위험을 짚었다. 일부 위원은 "최근 성장세는 확대되고 있지만 고용은 회복이 더디고 청년 고용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요국의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성장률 개선만으로는 경제 전반의 회복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금리 결정의 고려 요인이 될 전망이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인은 물가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돈다. 특히 일시적인 가격 변동 요인을 제외한 식료품 및 비에너지 근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물가 전망은 올해 2.7%, 내년 2.3%로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2.5%로 높였다.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 호조가 내수로 확산할 경우 물가 상승세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성장률 전망도 추가 금리 인상의 근거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보다 0.7%포인트 높은 3.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2.9%로 높였다.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표=한국은행 제공


대외적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큰 변수다. 8일(한국시각) 새벽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연말까지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3.75~4.00%로 높였다. 다만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격차가 확대될 경우 환율과 외국인 자금 흐름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 그렇다고 한은이 당장 10월 추가 인상에 나설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7월과 8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만큼 긴축 효과가 소비와 투자, 대출 수요 등에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 시차가 있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금통위 내부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황건일 위원은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다만 당시 공개된 '금통위원의 6개월 후 조건부 금리전망'에서는 총 21개 전망 중 ▲3.00% 5개 ▲3.25% 10개 ▲3.50% 6개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월에는 3.25% 이상을 예상한 전망이 2개에 그쳤지만, 8월에는 16개로 늘었다.

다만 해당 전망은 6개월 후 기준금리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연내 인상 시점을 특정한 것은 아니다. 이에 따라 오는 22일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앞선 두 차례 인상의 파급 효과를 점검한 뒤, 11월 마지막 금통위에서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