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폐지하겠다고 공식화했지만 이미 편입된 요원의 복무 관리 대책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역 제도 존폐 논의만 급물살을 탔을 뿐 현행 제도의 관리 허점을 메울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11일 병무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8월까지 예술·체육 분야 병역특례 요원이 공익복무 규정을 어겨 받은 경고는 104건(이수 기준 미달 102건·허위 실적 제출 2건)이다. 같은 기간 공익복무를 끝내 마치지 못해 편입이 취소된 사례도 7건(2022년 5건·2023년 2건)으로 집계됐다.
예술·체육요원은 보충역으로 편입돼 34개월 동안 자신의 분야에 종사한다. 이 기간 특기를 활용한 공익복무를 총 544시간 이수해야 하며 분기마다 24시간 이상 채워야 한다. 분기 기준을 채우지 못하면 경고와 함께 복무기간이 5일 늘고 모자란 시간의 2배를 추가로 이수해야 한다. 연장된 복무기간 안에도 공익복무를 마치지 못하면 편입이 취소된다. 경고가 4회 이상 쌓이면 형사고발도 가능하다.
현행 병역법상 예술·체육요원의 복무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휘·감독하고 병무청은 문체부에서 위반 사실을 통보받아 처분을 내린다. 복무 관리와 제재 권한이 이원화돼 통보가 늦어지면 제재도 그만큼 늦어지는 구조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병역 특례 기준을 강화하는 동시에 기존 제도의 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며 "허위 자료 제출 같은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문체부와 병무청이 서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국회 국방위원회의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도 병역특례 개편 관련 질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홍소영 병무청장은 지난 8월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보충역 가운데 예술·체육요원 등 민간 분야를 상당 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무청 관계자는 "정책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공익복무 (체제)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연구용역 결과는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병역특례 개편 논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이기혁은 방송 인터뷰에서 금메달 획득 소감으로 "군대 안 갑니다"라고 외쳤고, 양민혁은 "군 면제라는 보상이 있으니 그거 하나만 보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했다. 박승수는 '전역모'를 쓴 사진을 SNS에 올려 비판을 받았다.
국방부는 지난 6일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감축·폐지를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도 7일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병역특례를 점진적으로 축소해서 궁극적으로는 폐지하는 것이 국방부의 목표"라고 말했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도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국방부, 병무청과 협의해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당 유튜브 방송에서 "(병역 혜택의) 대상과 방식을 크게 손보거나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하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같은 날 SNS에 "특례 존속 여부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현행 제도가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면밀히 검증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며 기존 특례자 전원에 대한 검증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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