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11일 만에 '1호 감찰'에 착수했지만, 감찰 업무를 총괄할 감찰관 자리는 공석인 것으로 확인됐다. 1급 수사관인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을 '감찰관 직무대행'이 맡게 된 상황에서 감찰관 외부 공모 절차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중수청의 감찰 운영 규정이 다른 기관과 달리 비공개인 점도 절차적 투명성 측면에서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중수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감찰 지시 공문을 접수해 임 청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 이로써 중수청은 첫 수사 개시 전 내부 인사 감찰부터 먼저 진행하게 됐다.
이번 감찰은 임 청장이 상관이 될 수 있는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한 데 따른 것이다. 임 청장은 SNS와 기자회견을 통해 김 후보자의 과거 검사 재직 당시 행적을 여러 차례 문제 삼았다. 14일 열릴 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 자신을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으나 더불어민주당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1호 감찰은 중수청 본청 감찰관 직무대리인 허성환 감찰담당관(2급 수사관)이 맡을 예정이다. 중수청 직제상 감찰담당관은 원래 3급 수사관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감찰을 총괄할 감찰관(2급)이 아직 공석이고, 외부 공모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관련 시행규칙은 계급별 정원과 현원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2급 수사관을 3급 직위에 보할 수 있도록 경과규정을 두고 있다. 제대로 감찰 인력을 갖추지 못한 채 감찰에 착수하는 셈이다. 본청 내 꾸려진 감찰부서는 현재 1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 결과에 따라 임 청장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행안부 장관이 징계 의결을 요구해야 한다. 중수청법에 따라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는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의결을 진행한다.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 6단계로 나뉜다. 징계 처분에 대해선 임 청장이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이의제기할 수 있다.
최근 임 청장의 행보를 두고 김 후보자는 야당의 서면질의에 부적절하다는 뜻을 드러냈다. 김 후보자는 '취임 후에도 임 청장의 공개 비판이 계속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박상웅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질의에 "수사 간부의 인사 공개 비판은 조직 기강을 무너뜨리는 부적절한 행위다. 향후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또 '수사기관 간부가 다른 간부의 인사에 대해 공개 비판하는 행위에 대한 견해'를 묻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의 서면질의에는 "수사기관의 구성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치적 중립성에 위배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언동을 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수청이 감찰 운영 규정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점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중수청과 같은 날인 지난 2일 개청한 공소청을 비롯해 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관세청, 소방청 등 주요 기관이 내부 감찰 규정을 공개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검찰 출신 한 관계자는 "감찰은 조직 내부의 비위와 권한 남용 등을 통제하는 수단인 만큼 감찰권을 어떤 기준으로 행사할 것인지에 대한 원칙을 외부에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중수청 관계자는 "감찰규정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감찰 착수를 위한 내부 절차는 철저히 갖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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