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이 지난 6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광주중수청 청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 청장은 이 자리에서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했다./뉴시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열흘 만에 고위직이 감찰을 받는 상황을 맞았다.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이 상관이 될 수 있는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공개 비판하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임 청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예고했다. 수사와 기소 완전 분리라는 형사사법 대전환을 맞아 중수청의 수사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중수청 내부는 수장 인선을 둘러싼 갈등과 공직기강 문제에 휩싸인 모양새다.

11일 윤 장관은 자신의 SNS에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은 중수청을 수사가 아닌 정치하는 기관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우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신설되는 기관의 간부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지적질에 골몰하는 모습을 우려의 눈으로 보는 국민이 많다. 과거 검찰의 정치개입과 집단행동 등 잘못된 관행이 중수청으로 옮겨오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임 청장에 대해 감찰에 착수할 것을 중수청에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임 청장은 지난 5일 김 후보자가 대검찰청 감찰1과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자신이 진동균 전 검사(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처남)의 성폭력 사건을 은폐한 감찰 담당자들의 직무유기를 수사·감찰해달라는 민원을 넣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임 청장은 이를 근거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람이 1호(초대 중수청장)가 되면 안 된다. 1호 중수청 수사관의 자격을 묻는다"라며 김 후보자를 직격했다.

이에 김 후보자 측은 당시 검찰 내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이 사건을 조사한 만큼 추가 감찰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임 청장은 지난 6일 출근길에 "김 후보자가 여러 차례 불미스러운 일에 지휘라인으로 관여했다. (김 후보자는)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고 하지만, 제가 알기론 이의제기서를 제출하지도 않았고 결재 도장은 다 찍은 것으로 안다"며 공개 비판했다.

임 청장은 오는 14일 열릴 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 자신을 증인 및 참고인으로 불러달라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의 반대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에 임 청장은 지난 8일 "민주당 반대로 참고인으로도 채택되지 못한 것을 역사는 기록하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용민 민주당 의원 등 여권 내 강경파들이 연일 김 후보자 임명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임 청장까지 나서 김 후보자를 내부에서 흔들자 정부는 '감찰'이란 강경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임 청장은 "초대 중수청장 후보가 김지용 전 검사인 것만큼은 아니어도 (내가) 중수청 1호 감찰 대상이 된 건 안타깝고 서글픈 일이다. 과거 상사의 지시에 맞서 이의제기권을 행사하고 품위 손상 등으로 중징계를 받았지만, 징계 취소 소송에 승소한 뒤 관행 개선을 끌어냈듯 사명감을 갖고 잘 대처하겠다"고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X에 "능력도 안 되면서 큰 자리를 요구하고, 인사나 국가정책까지 자기 뜻대로 하려다가 잘 안 되니 대의명분 삼아 급진 개혁을 내세우며 내부 공격하는 게 문제"라고 적은 바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 후보자를 공개 비판하는 강경파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