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0일 서울 은평구청 본관 후정 입구에서 한 시민이 모두의 생리대 자동지급기를 이용하고 있다./뉴스1


"시험공부 하다가 갑자기 생리가 시작됐는데 도서관 화장실에 생리대가 있어서 급한 불을 껐어요." 서울 은평구에 사는 고등학생 박모양(17)은 최근 공공생리대를 처음 사용한 경험을 이렇게 설명했다. 올해 7월 정부가 전국 12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공급사인 깨끗한나라가 생산·품질 관리 체계를 공개했다.

"카메라로 전 제품을 검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작업자가 1~2분마다 생리대를 꺼내 겉모양을 살피고 뜯어서 안쪽까지 확인하죠. 상자에 포장한 뒤에도 무작위로 꺼내 검사합니다. 공공시설에 무료로 공급하는 생리대도 똑같이 확인합니다."



이정화 패드생산팀장과 이주현 HL품질보증팀장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깨끗한나라 본사에서 진행한 동행미디어 시대와 인터뷰에서 생리대의 품질관리 체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정화 팀장은 공정 엔지니어를 거쳐 12년 5개월간 생리대 생산 현장을 경험했다. 이주현 팀장은 20년 넘게 품질보증 업무를 맡아 식약처 감사 대응과 대외협의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공공시설에 공급하는 '모두의 생리대'는 시판 제품 '순수한면 제로'와 같다. 원재료와 제조 공정부터 검사·출하 이후 관리까지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이정화 팀장은 "공공생리대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설비 가동일을 월 2일 추가했다"며 "공급 물량이 늘더라도 시판 제품과 같은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 전제"라고 말했다. 물량 확대에 맞춰 가동일을 늘리되 품질 기준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이주현 깨끗한나라 HL품질보증팀장(왼쪽)과 이정화 패드생산팀장(오른쪽)이 지난 12일 깨끗한나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공공생리대의 생산·품질 관리 체계를 설명하고 있다./전민준 기자


생산은 검사를 마친 원재료로 액체를 받아들이는 흡수체를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여러 원자재를 층층이 결합해 접착제와 열접착으로 고정하고 규격에 맞춰 절단한 뒤 개별 포장한다. 흡수력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면 제품마다 흡수체 형태가 균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설비의 압력 차이와 청소 상태를 관리한다. 검사 장비는 전 제품을 스캔해 이물과 원자재 위치 이상을 확인하고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포장 공정으로 보낸다.

이주현 팀장은 "수기로 작성하던 생산 기록을 설비 제어장치와 연동해 생산량·가동률·폐품률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도록 바꿨다"며 "일정 시간 가동 후 설비를 멈춰 청소·점검하는 기준도 마련해 폐품률을 기존 대비 40% 이상 줄였고 고객 불만도 많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납기를 맞춰야 할 때도 품질 이상이 발견되면 조치가 우선이다. 부분 수리나 재작업이 어려운 생리대는 이상이 확인되면 폐기한다. 결함에 따라 가동 중 조치하거나 생산라인을 멈추고 원인을 해결한 뒤 개선 효과를 확인해 관리 기준에 반영한다.

이정화 팀장은 "생산 일정이나 물량이 중요하더라도 품질 이상이 확인되면 바로 조치하는 것이 우선이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기준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하 후 문제가 접수되면 제조번호로 공정일지와 현장 검사 기록, 원료 검사 결과를 추적한다. 이주현 팀장은 "보유 샘플을 다시 검사해 일시적인 문제인지, 같은 생산 묶음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한다. 제품이 공장을 떠났다고 품질관리도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모두의 생리대'는 성평등가족부의 공공생리대 지원 시범사업이다. 깨끗한나라는 지난 7~8월 전국 12개 시범지역에 44만4100팩을 공급했다. 사업 계획상 연말까지 예정된 공급 규모는 총 540만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