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락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뉴시스 /사진=황준선


15일 국내 증시가 미국발 긴축 공포에 급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5.59% 내린 5673.01로 시작했다가 7.57% 내린 5554.22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7.65% 내린 760.82에 거래를 마쳤다. 두 시장 모두에서 프로그램 매매를 일시 중단시키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데 이어 오후 들어서는 다시 코스피·코스닥 현물·파생시장 전체의 거래를 중단시키는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날 시장 충격의 진원지는 예상을 웃돈 미국 물가다. 14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7% 올라 예상치(3.6%)를 웃돌았고 식품·에너지를 뺀 근원 CPI도 2.6%로 예상치(2.5%)를 상회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상 10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금리 인상 확률은 CPI 발표 전 22.1%에서 41.5%로 뛰었다. 이날 밤 9시 30분(한국시간)에는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나온다. 월가는 전월 대비 0.6%, 전년 대비 5.5%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PPI도 예상치를 웃돌면 긴축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

긴축 공포는 가시권에 들어왔다. 연준은 지난달 3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 참가한 이들의 대부분이 연내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

한국에서도 긴축기조는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태국 방콕 IMF(국제통화기금) 연차총회 대담에서 물가가 목표(2%)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9월 근원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올랐는데 이는 유가 불안이 다른 분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금리는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도 키운다. 14일 미국 증시에서 오라클은 8.8%, 코어위브는 15%대 낙폭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우려했던 AI 기업의 신용 리스크가 일부 드러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를 포함한 코스피가 고금리 리스크에서 저점을 지켜내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을 반영할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에서 실적이 견조한 종목에 대해 섣부른 추격 매도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며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