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주택 착공 목표 대비 실적이 지지부진 한 가운데 공사 속도를 높일 대안으로 모듈러(조립형) 공법이 검토된다. 모듈러 공법은 공장에서 구조물을 만들고 현장으로 이동시켜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사비가 더 들지만 공사 기간을 20~30% 단축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3기신도시 현장을 찾아 모듈러 공법의 확대 방안을 주문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3기신도시의 첫 입주를 앞둔 인천 계양지구에 모듈러 주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3기신도시 공사 현장을 찾아 2030년까지 모듈러 주택을 포함한 신규 주택 약 22만가구를 착공하도록 지시했다.
2003년 서울 신기초에 처음 도입된 모듈러 건축은 2013년 공공임대주택사업인 '행복주택'을 계기로 주택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됐다. 2022년 정부가 주택 공급 대책으로 모듈러 주택의 용적률·건폐율 인센티브 도입을 검토했으나 주택법 개정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해외에서는 모듈러 공법을 고층 건물 건축에도 적용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영국 런던의 에이펙스하우스는 20층 주거 건물에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약 12개월 만에 완공했다. 국내에선 GS건설이 자회사 '엘리먼츠 유럽'과 영국 런던의 23층 호텔을 모듈러 공법으로 시공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한국건설관리학회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 공사비는 기존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약 130% 수준이다. 공장 생산시설 투자와 운송·설치 비용이 드는 데다 발주 물량이 적어 대량 생산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표준화된 설계와 발주 물량 증가만이 공사비를 낮출 수 있는 대안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모듈러 건축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 처리도 시급하다. 공공 발주를 확대하고 표준 설계·시공 기준을 마련해야 모듈러 주택 도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생산과 인증, 시공, 인허가 전반을 포괄하는 별도의 제도 기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도시연구본부장은 "지금보다 더 싸게, 더 많이 모듈러 주택을 지으려면 공사비를 25% 절감하고 전용 84㎡ 이상 중대형 평면, 30층 이상 고층화를 목표로 설계부터 제조 자동화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용한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모듈러 공장에 대한 생산인증과 건축인증 제도 도입, 사전 건축 인증을 받은 건축물에 높이 규제 완화 등을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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