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의 9월 넷째 주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6% 상승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8.18%로 매매가격 상승률 8.19%에 육박했다. 사진은 서울 마포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에 아파트 매물 정보가 게시된 모습./뉴스1


서울 아파트 전세계약에서 신규 비중이 줄고 갱신계약이 절반을 넘었다. 겉으로 보이는 주거 안정의 이면에는 '강제 거주'에 가까운 현실도 감지된다. 2020년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이후 전세계약이 재계약을 포함해 4년으로, 임대료 인상률이 5%로 제한된 조치의 영향도 있지만 최근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시행되며 전세 매물 수가 줄고 전셋값이 폭등한 데 따른 재계약 요구가 늘었다고 분석된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하반기 계약이 체결된 서울 아파트 전세 2만7203건 중 재계약은 1만5061건(55.4%)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44.3%)보다 11.1%포인트 상승했고 반기 기준 처음으로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680건으로 연초(2만3060건) 대비 10.3% 감소했다. 매물 감소 속에 전셋값도 치솟았다.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전세 통계에서 평균 전셋값은 8.21% 올랐다. 성북구(13.58%) 노원구(12.96%) 강북구(10.75%) 도봉구(10.43%) 등은 10%대 폭등했다. 전세 10억원 아파트가 9개월 만에 1억원 오른 셈이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 84㎡ 전세는 지난 8월 최고 19억1000만원에 신고됐는데, 올 1월에는 동일 면적이 17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8개월 새 전세금이 2억원 가까이 올랐다. 오르는 시세를 감당하지 못해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등 이주가 필요한 상황에도 선뜻 이사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들도 발생하고 있다.

용산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2년 만에 주변 전세금이 수억원 오르다 보니 자녀 진학 등 사유로 이사를 계획했다가 재계약을 요청한 사례가 실제 많이 있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주택임대사업자에만 신규 임대를 허가하고 있어, 세입자의 입장에서 10년 장기거주와 재계약금 인상 5% 규제가 적용돼 이사를 기피하는 경향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