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패스가 7925억원 규모로 확대되지만, 장르별 소비 편중과 지역 간 문화 인프라 격차를 해소해 실질적인 문화 향유 기회 확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진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는 모습./뉴스1


영화와 콘서트를 즐기던 청년이 청년문화패스를 계기로 국악이나 클래식 공연장까지 찾게 될까. 정부가 내년 관련 예산을 7925억원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지원금이 새로운 장르를 경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7년 예산안에 기존 청년문화예술패스를 확대 개편한 '청년문화스포츠패스'(청년문화패스) 도입 계획을 반영했다. 지원 대상을 19~20세에서 19~34세로 넓히고 공연·전시·영화·도서에 스포츠 관람까지 포함한다. 수도권 청년에게는 연간 10만원, 비수도권 청년에게는 15만원을 지원한다. 사업 예산은 361억원에서 7925억원으로 늘었다.

정부는 문화 접근성 확대와 소비·창작·유통의 선순환을 기대한다. 김정훈 문체부 기획조정실장도 지역 문화와 기초예술·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관건은 지원금이 실제 관객 확대로 이어지느냐다.

영화·콘서트에 쏠린선택…기초예술 관객 넓히려면

올해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용액은 총 187억5000만원이다. 영화 73억7000만원, 콘서트 66억2000만원로, 두 분야가 전체의 74.6%를 차지했다. 반면 국악은 0.02%, 발레·무용은 0.4%, 전시는 1.9%, 클래식·오페라는 2.6%에 그쳤다.

영화는 일상에서 접하기 쉽고 대중음악 콘서트는 온라인 홍보와 팬덤을 통해 정보를 얻기 쉽다. 반면 국악·무용·클래식은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아 작품을 발견하고 관람을 시도하는 데 심리적 장벽이 있을 수 있다. 내년부터 스포츠 관람까지 사용처가 확대되면 청년들의 선택권은 넓어지지만, 기초예술로 신규 관객을 유도하는 효과는 더 제한될 수 있다. 작품을 발견하고 이해할 기회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지역별 공연 인프라 차이도 관람을 제한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연·전시 인프라 등 지역 여건에 따라 수요가 있어도 패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짚었다.

인천연구원에 따르면 인천 공연시설은 112곳으로 서울(1334곳), 경기(420곳)보다 적다. 강화군은 1곳, 옹진군은 0곳이다. 2024년 인천 청년문화예술패스 발급률은 89.3%였지만 지역 내 이용률은 35.7%에 그쳤다. 콘텐츠 부족으로 서울 원정 관람에 나선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거주지에서 원하는 공연을 찾기 어렵다면 지원금도 지역 소비로 이어지기 힘들다.

기초예술계는 할인과 홍보로 장벽을 낮추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공연 제작사·기획사의 할인 참여를 모집하고 작품을 패스 누리집과 SNS에 홍보한다. 현재 활용은 할인과 작품 정보 노출에 집중돼 있다. 작품 특징과 관람 포인트를 알리고 해설·체험 프로그램으로 청년의 이해를 도울 필요도 있다.

문화비 지원에 대한 청년층 호응은 높다. 서울연구원 조사에서 2024년 서울청년문화패스 이용자의 85.8%가 사업에 만족했고, 93%는 문화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카드 발급 오류와 예매 불편, 작품 선택지 부족은 개선 과제로 꼽혔다.

청년문화패스의 성과는 지원금 소진율만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새로운 장르를 접한 청년이 이후에도 공연장을 찾는지, 지역에서도 원하는 작품을 만날 수 있는지가 정책의 실효성을 보여준다. 첫 관람이 지속적인 문화 향유로 이어지고 작품 발굴·홍보와 지역 콘텐츠 확충이 맞물릴 때 패스는 미래 관객을 키우는 기반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