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의 읽는 인간 ⑪]뒤늦게 용감해진 당신에게 묻다
예전에 몸담았던 조직이 비난의 대상이 될 때, 기분이 묘해진다.먼저 드는 생각은 떠나서 다행이었다는 것이다. 세상만사(世上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으니, 험한 꼴을 비켜간 셈이다.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면 다른 생각이 따라온다. 조금 더 오래 있었더라면, 지금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근거는 없지만.어느 쪽이든 과거가 부정되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지 않다. 사람들이 어떤 집단을 비난하는 방식이, 그 안에 있었던 나의 시간을 함께 욕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고 해서 이제라도 목소리를 내기란 만만하지 않고, 침묵하기에는 너무도 많은 장면이 떠오른다. 그때는 쓰지 못했던 문장들이 이제는 쉽게 다가온다.■ 장면 1방 안은 조용했다."왜 그렇게 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가, 분위기가 한 번 꺾인 뒤부터였다.몇몇은 시선을 내렸고, 몇몇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노트북을 두드렸다.누군가는 물컵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영리한 사람들은 처음부터 침묵했다. 입을 다무는 것이 가장 안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