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의 읽는 인간⑨]달팽이의 보폭으로 2월을 복구하다-고바야시 잇사의 달팽이와 니체의 망치
새해의 결심이 유효기간을 다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한 달이다. 2월의 찬 공기 속에는 1월의 호기로움이 남긴 미세한 민망함들이 떠다닌다. 헬스장 바닥에 떨어진 땀방울보다, 책상 머리맡에 적어둔 계획표의 여백이 더 무겁다.사람들은 이 시기를 "실패"라고 명명하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다르다. 2월은 실패의 달이 아니라, 비로소 내 몸에 맞는 보폭을 찾아가는 "교정"의 시간이다. 1월의 계획이 남의 눈을 의식한 전시용이었다면, 2월의 재구성은 내 영혼의 안녕을 묻는 실존적 복구이어야 한다.■ 숫자가 지배하던 2월의 회의실임원 혹은 CEO 시절의 2월은 늘 서늘했다. 입춘이 지나도 봄은 오지 않았다.초라한 1월의 성적표를 들고, 연간 계획을 "현실화"한다는 명목으로 다시 숫자를 만졌다. 그곳에서 계획은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라 달성해야 할 고지였고, 수정은 곧 무능의 자백이었다. "올해 목표를 재구성해라"는 지시는 "더 쥐어짜라"는 말의 우아한 통역어였다. 우리는 그럴듯한 그래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