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도 ‘이동점포’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점포란 단말기와 현금자동입출금기기(ATM)를 탑재한 차량으로 장소를 이동하면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시영업점이다. 시중은행은 명절기간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 이동점포를 운영하며 고객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이동점포 운영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5월 새정부 출범 직후 업계에서 건의한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이 안에는 이동점포 운영을 허용해달라는 사항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연내 저축은행 이동점포 운영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은행 이동점포. /자료사진=뉴시스

저축은행이 이동점포를 운영하면 지역 서민고객의 저축은행 이용 접근성이 올라갈 것으로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은행에 비해 고령 이용층이 많은 저축은행이 고객과 접점을 늘림으로써 지역 밀착 영업을 강화해 서민금융 기능을 높일 수 있는 점도 당국으로선 긍정적으로 분석한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의 지점설립 기준 완화 요구를 대체할 수 있다.
저축은행은 그간 지점 설립 기준을 완화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하는 등 점포 설치 규제를 줄여달라는 주장이다.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지점을 새로 낼 때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 20일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지점은 총 206개, 출장소 19개, 여신전문출장소 17개에 불과하다. 또 지점 설치 시 자본금을 늘려야 하는 점도 저축은행업계의 불만사항이었다. 서울에 지점을 늘리려면 120억원, 광역시의 경우 80억원, 기타지역은 40억원을 각각 증자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4년 9월 저축은행 관계형금융 활성화를 위해 지점설치 인가제에서 신고제로 전환, 증자의무 완화 등의 개선안을 내놨지만 사실상 유야무야됐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최근 금융당국에 제출한 제도개선안에 이 같은 내용을 뺀 대신 이동점포 허가를 넣은 것도 제도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국인가와 자본금 증자 없이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점설치를 인가제로 두나 신고제로 두나 자본금을 증자해야 하는 이슈가 걸림돌이 된다”며 “반면 이동점포는 증자 없이 고객 접근성을 향상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에 대한 당국의 규제방식이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뀔지 주목된다. 가능한 업무만 제한한 포지티브 방식에 반해 네거티브 방식은 불가능한 업무를 제한해 수익다변화를 꾀하는 데 유리하다. 이동점포 운영을 시중은행은 가능한데 저축은행이 불가능한 것도 은행엔 네거티브가, 저축은행은 포지티브 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번 제도개선안을 통해 규제방식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은 현재 예대마진을 제외한 먹거리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서민금융회사도 발전하기 위해선 서민이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의 규제방식(포지티브) 하에선 서민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 연구위원은 이어 “저축은행의 규제가 네거티브로 바뀌면 업권간 경계가 무너질 수 있어 쉽게 전환하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포지티브 방식이더라도 가능한 업무 범위를 넓혀주는 등 대안 마련과 함께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