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전 원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13차 공판 피고인 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변호인이 과거 국정원의 '원장님 지시사항 이행실태'를 제시하며 "4월17일 날짜로 ‘노 전 대통령 검찰 소환 저지 움직임에 대해 대응 심리전 활동'이라고 써 있다"고 말하자 "이것도 내가 시달렸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께서 저를 불러 전직 대통령 수사가 부담이 된다는 얘기를 했다"고 답했다.
이어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내게 방문조사를 했으면 좋겠다고 검찰총장에게 전달하라고 했다. 그래서 그걸 왜 저한테 시키느냐고 하니까 총장이 학교 후배니까 (국정원장이 아닌 총장 지인 차원에서) 전달 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의 이 같은 대답은 당시 대통령이 방문조사를 권고한 상황에서 자신이 소환 저지 움직임 대응 활동을 했겠느냐는 부인 취지로 해석된다.
원 전 원장은 "나도 부담스러워서 직접은 안했다. 대학 동기 중에 임채진 당시 총장하고 동기가 있어서 그 사람한테 얘기해달라고 하니까 저한테 직접 하라고 했다"며 "그래서 안가에서 만난 총장이 당시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이 전혀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 전 원장은 "국정원에 와서 차장에게 상의를 하니 국정원이 아닌 국민여론 차원의 전달이 어떻겠냐고 했고, 그래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며 "이후 안심하고 있었는데 국정원장이 수사 지휘하나 하고 일부 언론에 보도가 돼서 엄청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9년 4월30일 봉하마을에서 상경해 대검찰청에 출두했고, 같은 해 5월23일 서거했다.
한편 원 전 원장은 이날 국정원 사이버 정치공작의 주된 통로 중 하나였던 것으로 지목된 포털 다음 아고라와 관련해 "난 다음에 들어가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