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빈 변호사

간혹 민사소송 사건에서 상대방의 소장을 받았음에도 제때 대응하지 않아 1심 변론 기회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왜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는가’를 확인해보면 상대방 주장이 명백히 거짓이고 자신에게 증거도 있어 ‘당연히 기각’될 것이기 때문에 굳이 답변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답이 나온다.

하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아도 법원이 알아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정당한 판결을 내려줄 것이란 기대는 잘못된 판단이다. 예를 들어 남편 사망 후 ‘상속 포기’를 했음에도 남편의 채권자로부터 민사소송이 제기된 경우 자신이 스스로 상속 포기 사실을 증거와 함께 답변서로 제출하지 않으면 이를 알 리 없는 판사가 채권자의 손을 들어줄 수도 있다.


‘민사소송법 제256조 제1항’에 따르면 이처럼 상대방으로부터 소송이 제기돼 피고가 그 청구를 다투는 경우 소장(의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만약 답변서가 제출되지 않는 경우 ‘민사소송법 제 257조(무결론판결)’에 따라 법원은 피고가 소장에 기재된 청구의 내용을 인정(자백)하는 것으로 보아 변론기일을 열지 않고 판결할 수도 있다.

다만 위 30일은 ‘불변기간’은 아니어서 실무상 30일이 경과하더라도 재판부는 피고로 하여금 답변할 기간을 기다려 주는 경우도 있다. 가사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판결의 선고기일이 지정되더라도, 판결선고일 전까지 원고의 청구를 다툰다는 취지의 답변서가 제출된 경우 법원은 무변론 판결 선고를 할 수 없다.(민사소송법 제257조 제1항 단서·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다255085 참조) 아직 판결의 선고가 있기 전이라면 지체없이 원고의 청구에 대한 인정 여부를 정확하게 기재한 답변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답변서를 작성하는 것부터 본격적인 소송의 공방이 시작된다. 민사소송은 변론주의를 원칙으로 하므로, 증거의 수집, 제출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으며 법원은 당사자가 제출한 사실과 증거를 기초로 판결한다. 따라서 주장하는 내용이 진실이라도 그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거나, 상대방의 주장이나 증거를 제대로 반박하지 못할 경우 패소의 위험성이 있다. 적극적인 변론의 준비가 필요하다.

[프로필] 조연빈 변호사▲법무법인 태율(구성원 변호사) ▲서강대 법학과 졸업 ▲2019년 서울특별시장 표창 ▲한국여성변호사회 기획이사 ▲한국성폭력위기센터 피해자 법률구조 변호사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법률지원 고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