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사흘 앞으로 다가온 대선결과에 법조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원 시스템에 대변혁이 불가피하다.
특히 조직의 사활이 걸려있는 검찰과 공수처는 이번 대선을 그 어느 때보다 숨직이며 주시한다. 여당 재집권시 '검수완박'(검찰수사 완전박탈)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권교체시엔 공수처를 둘러싼 존폐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여당 재집권시 '검수완박' 가속화…힘 실리는 공수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문재인정부의 검찰개혁을 지지하며 개혁 완수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특히 수사·기소권 분리를 넘어 전면적 수사권 폐지까지 거론하며 검찰 힘빼기를 예고한 상태다.
20대 대선공약집에 따르면 이 후보는 Δ재정신청 전담재판부 설치 Δ보완수사 명령제 Δ공소유지 전담변호사 도입 등 검사의 기소·불기소 재량권 축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사·기소권 분리는 더욱 가속된다. 이른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대형참사)로 축소된 검찰의 수사기능이 더욱 쪼그라들 가능성도 있다. 공약개발에 참여한 황운하 의원은 "현재의 검찰 조직에서 수사기능을 폐지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추가 기능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공수처의 입지는 강화된다. 민주당은 "공수처가 독립수사기관으로서 안착할 수 있도록 인적·물적 역량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공수처법상 수사인력 정원인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을 개편하는 법 개정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파견경찰의 수사참여 위법 논란도 불거진 만큼 이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인력활용 규정도 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교체시 검찰·공수처는?…'여소야대' 구도 속 급변 가능성 낮아
검찰총장을 지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경우 셈법은 복잡해진다. 윤 후보는 행정부 통제를 느슨하게 해 검찰의 독립성은 강화하는 반면 공수처는 전면 개편, 나아가 폐지까지 추진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에게 행사하는 수사지휘권을 페지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의 예산 편성도 법무부와 별도로 편성, 우회적으로 검찰을 통제할 수 있는 장치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공수처의 경우 고위공직자 부패사건 수사에 대한 우월적·독점적 지위규정을 폐지해 검찰과 권한을 분산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수사권을 빼앗겠다는 여당과 달리 검찰의 권한 강화에 무게를 두는 공약이다. 이같은 개혁을 거치고도 공수처가 제역할을 못할 경우 폐지하겠다는 강경한 입장까지 내놨다.
그러나 윤 후보의 검찰·공수처 관련 공약은 실현에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의회의 절대다수를 점유한 민주당의 반대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당선되더라도 22대 총선거까지 2년여 간 윤 후보의 공약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정치·법조계 중론이다.
민주당은 현재 172석을 차지해 과반을 훌쩍 넘긴 반면, 윤 후보가 속한 국민의힘은 106석에 불과하다. 소위 '독소조항' 삭제는 물론이고, 도리어 공수처에 힘을 싣기 위한 민주당의 개정 추진시 이를 막기에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검찰의 예산독립을 추진하겠다는 구상 역시 당분간 구체화할 가능성은 없다. 법사위는 물론 예결산위원회 역시 민주당이 다수를 점하고 있어 예산 편성에 있어서도 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다. 도리어 행정부 중점추진 예산을 위해 일정부분 민주당과 타협해야 할 처지다.
다만 새 대통령 임기 초반엔 통상 지지율이 치솟고 국민들의 변화 기대감이 높은 만큼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을 주는 것은 야당 입장에서도 조심스럽다. 일정부분 여야가 한발 양보하는 협치의 가능성도 높다. 한편으론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 분출로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일 경우 정국을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이를 종합하면 윤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분간 '여소야대' 정국 속 검찰·공수처 기능의 현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가 공언한 검찰 조직개편 및 공수처 폐지 가능성은 단기간내 현실화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의회의 협조 없이 행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그 한계가 뚜렷하다"며 "여당의 일방독주에 제동을 거는 첫 단추를 꿰었을뿐, 보수정당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 갈길은 다음 총선까지 험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법원 필요성 한목소리…전문법원 신설분야 각론엔 이견
양당 대선후보는 전문법원의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특히 해사법원은 양당이 똑같이 신설을 약속했다. 전문법원 설치 추진에 따른 법관수 확대에도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다만 전문법원 필요 분야에 있어 해사법원을 제외하면 양당의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 후보는 노동 관련 민사·행정을 전담하는 노동법원에 방점을 찍은 반면, 윤 후보는 소년보호사건·소년형사사건·아동학대·가정폭력·연인폭력을 다루는 통합가정법원 개편을 주장한다.
이밖에 민주당은 Δ대법원장의 헌법재판관 지명(3명) 폐지 및 국회 선출인원 확대(6명) Δ법관 및 재판연구원 대폭 증원 Δ소액사건의 판결이유 기재 의무화 Δ재판과정 녹음·영상녹화 의무화 Δ수사 단계부터 국선변호인 조력 제공 Δ법원행정처 폐지 Δ국민참여재판 대상사건 확대를 공약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장기간 계류중인 만큼 실제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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