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0일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와 수사권을 축소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핵심 법안 '검찰청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서 강행 처리했다. 이에 따라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이 기존 6대 범죄에서 2개(경제·부패범죄)로 축소된다.
30일 국회는 오후 4시30분 전후로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검찰청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검찰의 주요 수사 개시 범위를 경제·부패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직접수사 개시 범위를 '경제·부패·선거·공직자·방위사업·대형참사' 6대 범죄로 축소한 데 이어 또다시 경제·부패로 축소한 것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 27일 본회의에 상정됐다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이용한 합법적 의사 진행 저지) 신청으로 저지됐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에 대비해 국회 회기를 27일 종료하는 이른바 '회기 쪼개기' 안건을 통과시켰다. 회기가 끝나면 필리버스터는 자동 종료, 다음 회기에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칠 수 있다. 즉 같은 법안에 두 번 필리버스터를 할 수 없는 법 규정을 이용했다. 개정안은 4개월 후 시행된다.
대검 "경제·부패범죄 구분 어렵다"
대검찰청은 전날 브리핑을 열고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를 다른 범죄와 구별해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에서 제외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다"며 "공직자범죄의 경우 부패·경제범죄와 불가분하게 연결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공직자·선거범죄 다수가 직권남용·금품수수 등으로 경제·부패범죄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를 완전히 구분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가령 검찰이 일례로 제시한 국정농단 사건을 보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이용하는 승마용 말 등 73억원 상당의 뇌물수수 혐의가 포착된 부패범죄는 삼성그룹에 후원금 지급을 요구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자범죄를 수사하던 가운데 파악한 사건이다.
일부 의원들 몸싸움도…
민주당은 이날 검찰청법을 시작으로 다음 달 3일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강행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수완박 입법안의 국회 처리가 사실상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돼 검찰은 '위헌' 쟁송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검찰청은 법안 통과를 가정해 다음 달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예정이다.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검수완박의 또다른 법안인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5시쯤 첫 번째 필리버스터 토론자로 나섰다. 필리버스터는 회기가 종료되는 이날 자정 끝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직전 국회의장실을 찾아가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검수완박 강행처리, 입법폭주 중단하라' 등 문구가 적혔다. 항의 과정에서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의장 경호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3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