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국무총리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보이지 않는 카르텔'의 대표 사례로 도마에 올랐다.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카르텔을 깨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과정에서 북중미 월드컵 3차전 졸전을 펼친 한국 축구가 그 사례로 지목된 것이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비례대표)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한 후보의 인사청문회에서 "축구협회 카르텔, 특정 대학 카르텔, 특정 기업 카르텔이 대한민국 축구를 다 망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의원은 "축구선수로 자신의 꿈을 키워 보고 싶은 청소년들이 얼마나 대한민국에 많겠느냐"며 "하지만 특정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고 국가대표가 설사된다라고 할지라도 벤치를 지켜야 된다는 것'이 고착화돼 있고 이런 얘기가 나온 지 수십 년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카르텔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다"며 "그걸 아이들도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 삶이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한국의 높은 자살률을 지적한 이후 나왔다. 최 의원은 사회 곳곳의 카르텔이 국민을 절망으로 내몰아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최고 수준이고 청소년 자살률도 세계 최상위권이며 2024년 한 해에만 약 1만50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최 의원은 정부의 자살 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범부처 합동대책이라는 것이 과거 정책을 끌어모은 데 그쳐 구조적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특단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께서 목숨을 살리는 정부라는 것을 굉장히 강조하고 계신다"며 "다만 청소년과 청년에서 (자살률) 부분이 아직 감소 수치들이 보이지 않아 집중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축구협회 카르텔 지적과 관련해선 "제가 굳이 말씀드리지 않아도 온 국민이 굉장히 분노하며 말씀하시고 계시기 때문에 잘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부평구을)은 이날 최 의원의 다음 질의자로 나서 "축구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선수 출신 홍명보 보다 지도자 출신 히딩크 감독이 나았다"며 "총리 후보는 일반 관료 또 흔히 봤던 교수 출신이 아닌 히딩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 대통령께서 발탁하신 것"이라며 "히딩크처럼 돼 달라"고 말했다. 이어 "관료사회라고 하는 게 정말 끈끈하고 탄탄하다"며 "뚫기 쉽지 않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에 대해 "예,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시을)도 "오늘 우스갯소리로 한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아니라 홍명보 감독에 대한 청문회를 질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그럼에도 국민 눈높이에서 열심히 청문회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5일(현지시각)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으로 32강 진출이 가능했던 한국은 남아공을 상대로 이렇다할 공격을 펼치지 못하고 패하며 조 3위로 밀려났다. 다른 조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