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진제공=현대건설

시공능력평가 2위(2021년 기준) 현대건설이 원자력 원천 기술 확보를 비롯한 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한 차세대 원전사업 로드맵을 수립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건설과 해외 첫 수출을 통해 경쟁력을 입증한 한국형 대형원전사업을 기반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 해체,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등 원자력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톱티어 원전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는 최근 창립 75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현대건설은 국내·외 최고 원전기업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밸류 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글로벌 1위 '원전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한국형 대형원전 34기 중 22기를 시공, 에너지산업의 핵심인 대형원전 부문에서 입지를 구축했다. 1978년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총 18기의 국내 원전사업을 수행해,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1~4호기)을 수주하며 한국형 원전의 해외 수출을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지난 5월 24일 원자력 분야 최고 기업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전략적 협약(Strategic Coopera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웨스팅하우스는 1886년 설립돼 전세계 50% 이상의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와 엔지니어링 등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미국형 대형원전(AP1000모델) 사업의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형(APR1400)에 이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라이선스를 확보한 미국형 대형원전에 공동 참여함으로써 사업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계약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한 차세대 원전사업 상호 독점적 협력 및 설계·조달·시공(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 확보 ▲친환경 탄소중립 사업 확장 ▲에너지전환사업 관련 포트폴리오 구축 등 지속가능한 미래 사업의 초석을 다지는 한편 한·미 원전 협력을 통해 K-원전사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AP1000 모델은 개량형 가압경수로 노형으로 경제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안전성도 대폭 향상시켰다. 모듈 방식을 적용해 기존 방식 대비 건설기간도 단축했다.

현대건설이 미국 홀텍과 SMR 개발 등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제공=현대건설

美 홀텍과 소형모듈원전(SMR) 공동개발

현대건설은 차세대 원전사업의 핵심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분야에도 대응해, 지난해 말 미국 원자력기업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SMR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협약(Teaming Agreement)을 체결했다.

현재 개발중인 SMR-160 모델은 160MW급 경수로형 SMR로 사막 등에서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전이다.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전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돼 안전성, 상업성 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캐나다 원자력위원회(CNSC)의 원자로 설계 예비 인허가 1단계를 통과했다. 미국 원자력위원회 (USNRC)의 인허가 절차도 밟고 있다.

원전사업의 블루오션인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올 4월 홀텍과 인디언포인트 원전해체사업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국내 원자력 종합연구개발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현대건설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소형모듈원전, 원자력 수소생산, 원전 해체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비경수로형 SMR 개발 ▲경수로형 SMR 시공 기술 ▲연구용 원자로 관련 기술협력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 ▲원전해체 기술개발 등 핵심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원자력 에너지 기업들을 비롯해 국내 전문기관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원전사업 다각화와 핵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탄소중립 실현과 원자력 생태계 발전을 선도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자료 제공=현대건설

SMR, 원전해체, 핵연료저장설비 등 글로벌 원전산업 확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수단으로 원전 역할이 재조명됨에 따라 글로벌 원전 생태계 복원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선진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원전산업은 기존 대형원전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SMR, 원전 해체, 사용 후 연료분야 등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WNA(World Nuclear Association) 발표에 따르면 신규 계획 중인 전 세계 대형원전은 95기로 2035년 사업비가 누적 800조원 수준에 달할 전망이다.

전 세계 노후 원전의 증가로 해체 물량도 늘고 있어 영구 정지된 원전만 178기로 시장 규모는 135조원에 이른다. 30년 이상 가동한 원전 290기를 고려하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원전 해체사업과 병행 추진되는 사용 후 핵연료 저장시설의 사업비 규모는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SMR은 총 640조원의 규모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