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부실 우려를 줄이기 위해 부동산PF 대출 심사를 강화한다./사진=이미지투데이

올해 4분기 보험사들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심사를 강화한다. 기업들의 부실우려가 커지자 보험사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메리츠화재는 부동산PF 대출 투자 관련 기준(LTV, 시공사, 분양성) 등을 기존 보다 강화해 보수적인 투자 의사결정을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지난 7~8년 동안 부동산 관련 대출 투자 시 엄격한 리스크 통제기준(A급 이상 시공사 책임준공, LTV 50% 이하 최선순위 등)을 적용해 왔다"라며 "부실 발생한 PF는 한 건도 없었으며 일부 연체 자산의 증감은 회수 과정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경기 침체로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화재는 보험사 중에서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가장 크다.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발행한 '2021년 결산 손보사 경영위험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메리츠화재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5조98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DB손해보험(3조1500억원), 삼성화재(3조1200억원), 현대해상(8900억원) 등 순이었다. 메리츠화재의 연체 금액도 가장 많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메리츠화재가 부동산·임대업에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연체는 1246억7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6.7% 증가했다. 이어 롯데손해보험 100억원, 하나생명 100억원, 교보생명 44억6000만원, KDB생명 14억7000만원, NH농협생명 9억원, 푸본현대생명 3500만원 순이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영등포지하상가 대출로 최근 이슈로 떠오른 부동산PF와는 무관하다"며 "대손처리를 완료한 사항으로 당사의 현재 및 향후의 재무건전성에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전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등은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위험요인이 많아지다 보니까 신규 PF대출은 거의 안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존 대출 고객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자주 방문하는 식으로 관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부동산 PF대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PF 대출은 건설업체가 아파트·오피스텔·상가 등 개발 사업을 할 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받는 대출이다. 금융사는 직접 대출이나 채무보증을 제공하고 수수료, 이자를 받는다. 미분양 등으로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 금융사는 대출금을 받지 못 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보험사·여전사·저축은행·증권사가 보유한 부동산PF 잔액은 112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보험사가 43조3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증가 속도 또한 빨랐다. 2013년말 은행권 부동산PF대출이 21조5000억원에서 올 상반기 28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동안 보험업권 대출액은 5조7000억원에서 43조3000억원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은행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PF대출 규모를 줄인 부분을 보험사 등 비은행권이 꿰찬 결과다. 보험사들은 저금리 기조에서 주식,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자 부동산PF 대출 규모를 늘려왔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부동산 PF 대출 시장의 위험 관리 강화 등을 고려하면 경기 악화로 인한 부동산 PF의 위험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부동산 경기 둔화 위험에는 여전히 노출돼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