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출신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인종차별 논란 후 3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사진=진격의 언니들 방송캡처

방송인 샘 오취리가 인종차별 논란 후 겪었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지난 21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2년 6개월 만에 방송에 출연한 샘 오취리가 심경을 밝혔다. 이날 샘 오취리는 "그동안 저를 좋아해주고 저를 엄청 사랑해주신 분들께 실망드려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고민으로는 그동안 한국에서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 싶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다는 것이었다. 샘 오취리는 "3년 전 고등학생 친구들이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졸업사진을 찍을 때) 가나에서 유행하던 관짝 춤을 따라했다. 얼굴도 검게 칠했다"며 "'흑인 입장에서는 안 좋게 볼 수도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게 화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들 입장을 생각 못했다"며 "고등학생들이 일부러 흑인을 비하하려는 의도도 아니었을 텐데 그런 부분을 제대로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또 샘 오취리는 이후 작성한 사과문이 사람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며 'teakpop'이라는 단어가 K팝을 K팝을 비하하는 뜻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샘 오취리는 "사과문을 올렸을 때 반응이 안 좋아서 '제대로 사과해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말을 잘못했다가 괜히 오해받을까봐 걱정됐다. 주변 사람들이 차라리 조용히 있으라더라. 그러다 일이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샘 오취리는 동양인 비하, 성희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제가 한 방송에서 얼굴 찌푸리기 코너를 했는데 그게 동양인 비하한 것처럼 됐다. '너는 동양인 비하하면서 왜 학생들한테 뭐라고 하느냐'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5년 전 성희롱 댓글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두고는 "그 글이 '흑인의 매력에 빠지면 못 나온다'는 내용이었다"며 "어떻게 생각하면 성적인 의미로 볼 수 있었는데 저는 그런 생각을 안 했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으로 보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잘못했고 미안했다"고 반성했다.

샘 오취리는 "가나 대사관에 '샘 오취리가 왜 아직 한국에 있나. 빨리 가나로 돌려보내라'는 연락을 한 사람도 있었다"며 논란 후 많은 질타를 받아야 했다고 고백했다. 샘 오취리는 논란 후 일도 뚝 끊겼다. 그는 "일이 많았을 때 상암 근처로 이사도 갔다. 근데 일이 끊기고 없어졌다. 좋아하던 일을 못하니까 지인을 통해 영어 강사 일자리도 부탁했다. 그 친구들도 조심스러워했다. 학부모에게 항의도 올 수 있었던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후 샘 오취리는 외국인에 대한 인식 개선 활동 강의에 참여하고,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도 했으나 '한국을 배신하고 싫어하는 사람이 그럴 자격이 있냐'는 항의가 들어오는가 하면 '보여주기 식이네'이라는 악성 댓글에도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이후 샘 오취리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샘 오취리는 "'내가 누구지? 내가 범죄자인가' 싶었다. 밖에 나가는 것도 무섭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무서웠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니까. 집에 있고 싶고, 계속 자고 싶었다. 잠을 자면 생각을 안 하니까"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샘 오취리는 한국을 좋아하고, 계속 한국에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샘 오취리는 "한국 사람들을 좋아한다. 한국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 10년 넘게 알던 친구들이 자주 연락도 해주고 굉장히 케어해준다. 식당 가면 어머님들이 굉장히 잘해준다. '멀리와서 고생 많겠다'고 해주신다. 한국어를 배울 때 '정'이라는 걸 배웠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이라는 걸 한국 친구들에게 느꼈다"고 말했다.

샘 오취리는 "한국에 13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한국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모르는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된다, 두 번 세 번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 인생은 평생 교육이다. 살면서 배우고 실수한 걸로 인해 또 배운다"고 논란 이후 느낀 바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