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음주운전으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을 숨지게 한 30대 남성 사건의 현장 검증을 진행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한 음주운전을 단속하는 모습. /사진=뉴스1

법원이 술에 취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사건을 현장검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9) 사건 현장검증을 24일 진행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초등학교 인근에서 시작된 검증 절차는 사고 직후 A씨의 행적과 도주 고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던 A씨는 B군(9)을 차로 치었지만 집까지 약 930m를 운전했다. 아이를 치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한 후 시차를 두고 사고 현장에 다시 나타났는데 이를 두고 A씨 측은 도주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아이를 과속방지턱으로 착각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과 고의로 도주했는지 등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이날 재판부는 당시 A씨가 차량으로 이동했던 동선을 쫒으며 검증을 진행했다. 집에 도착하기 전 A씨가 한 차례 이상을 감지하고 차량을 멈췄던 지점도 살폈다. 특히 재판부는 A씨가 방지턱으로 오인했다는 지점에서 멈춰 실무자들에게 "이 부분을 자세히 찍어달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배수로 높이가 아이를 방지턱 내지는 배수로로 오인할 정도의 높이인지를 본 것"이라며 "충격 위치는 배수로 1m 정도 앞이었는데 크게 턱이 있는 높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과실에 대해서 다툼이 없지만 규범적으로 도주로 평가할 수 있는지 봐야한다"며 "주차한 곳이 가까워 여러 우연이 상존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추후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과 A씨 측 변호인 역시 각각의 주장을 펼쳤다. 검사는 "법적으로 즉시 정차했어야 하는 상황이고 자전거가 세워져 있는 곳 등에 충분히 차를 세울 수 있었다"며 "사고를 인식했다면 굳이 집까지 차를 끌고 가지 않고 바로 내렸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차를 멈출 수는 있었지만 피고인 본인은 사람을 밟은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이날 현장 검증에 나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