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 메시지에 서울 강남3구 등에서 급매물이 늘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사진-뉴시스

정부가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는 데 이어 주택임대사업자의 양도세 중과 배제 특례를 손질키로 했다. 올해 1·29대책에서 주택공급방안을 발표한 후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주택을 매물로 유도해 신속한 공급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집값 상승이 지속되며 전세 물량이 6개월 만에 12% 이상 줄어든 상황. 잇따른 정부 규제에 천정부지로 오른 전·월셋값이 더 상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만570가구로 집계돼 지난해 8월15일(2만3458가구)보다 12.4% 줄었다. 성북구(-72.3%) 중랑구(-67.8%) 동대문구(-55.8%) 서대문구(-52.7%) 은평구(-50.5%) 순으로 전세 물건이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도 같은 기간 1만9526건에서 1만9072건으로 2.4% 감소했다.

평균 전·월셋값은 꾸준히 상승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3㎡(평)당 평균 2099만원으로 전월 대비 0.47% 올랐다.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가장 높은 3.96%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강남구(3.66%) 광진구(3.60%) 용산구(3.41%) 송파구(3.15%) 순으로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셋값도 1년 만에 10만원 이상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은 지난해 1월 134만원에서 12월 147만원으로 9.9% 올랐다.

임대사업자 양도세 규제… 전·월세 '공급 쇼크' 우려

정부는 매입형 등록임대 사업자에 대한 양도세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대사업자들은 의무임대 기간이 끝난 뒤 주택을 계속 보유하다가 매도해도 양도세 중과가 배제된다.


등록임대주택은 전셋값 급등과 임대차 시장 불안에 대응하고 임차인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제도 기반을 제공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문재인 정부 2017년 활성화됐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임대료 인상이 연 5% 이내로 제한되고 단기 4년·장기 8년의 의무임대 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의무 이행 시 양도세 중과 배제, 종합부동산세 감면 등 혜택이 주어졌다.

그러나 등록임대 제도가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에 2020년 아파트 등록임대 신규 등록을 금지했고, 연립·다세대주택(빌라)이나 주거형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도 장기 임대를 제외하고 폐지됐다.

이들이 양도차익을 기대해 주택을 지속 보유하는 것보다 양도세 중과 부담을 피해 매물을 내놓으면 공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준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서울 아파트 4만3682가구를 지목했다. 대부분 제도가 활성화된 2017년 말부터 폐지 직전인 2020년 7월까지 등록된 물량이다. 의무임대 기간을 고려하면 2028년까지 만기가 차례로 돌아올 예정이다. 단순 계산 시 연평균 1만4561가구 꼴이다. 서울의 연간 적정 공급량인 4만6000가구의 30% 이상 규모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서울시내 아파트 4만2500세대가 적은 물량은 결코 아니다"라고 짚었다.

다만 임대사업자들은 이 같은 정부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임대사업자의 주택 처분을 지나치게 압박하면 전·월세 '공급 쇼크'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 회장은 "등록임대주택이 장기간 저렴한 임대료로 공급됐다"면서 "추가 규제나 과세특례 철회는 매매시장 안정보다 임대시장 불안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임대인과 임차인 둘 다 피해자가 되고 전월세난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국민 절반의 인구가 거주하는 임대시장 안정 또한 국정 운영의 핵심 과제로서 신중하고 균형 있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