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발언권을 배제당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사진은 오 시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브리핑룸에서 '부동산시장 이슈 분석 및 대정부 건의사항'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부동산정책과 관련한 발언권을 배제당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했다. 민선9기 서울시장 당선 후에 처음 배석한 국무회의이자,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부동산대책이 주요 안건인 회의에서 인구 900만 수도 서울의 주택정책을 수립하는 오 시장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오 시장은 14일 오후 2시30분 서울 중구 시청 브리핑룸에서 같은 날 오전 국무회의를 통해 제출한 '부동산시장 이슈 분석 및 대정부 건의사항' 주제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앞서 오 시장은 국무회의에서 부동산정책과 관련한 발언권을 요청했으나 한성숙 국무총리에 의해 제지당했다. 그는 "절박한 목소리를 정부에 직접 전달하고자 했으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국무회의는 절차와 시간의 제약이 있어서 길게 말씀드릴 생각은 아니었다"며 "10분 이내로 최대한 요약해서 설명하고 자세한 내용은 보고서를 참고해 달라고 전달할 생각이었는데 말씀드릴 기회를 갖지 못해 상당히 섭섭하다"며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는 갑론을박 해야 하는 자리"라며 "의사결정권자의 의도에 맞춘 회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커 일부 조직에선 반론을 제기하는 역할을 맡은 사람을 배치하기도 한다. 다소 불편하고 거북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라도 최대한 거부감 없이 전달하고 싶었는데 제 의도가 관철되지 못해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부동산정책 관련 의견을 전달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사진은 오 시장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1

"규제만으로는 집값 못 잡아"

다만 이재명 대통령은 오 시장을 향해 서울시의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보고서를 통해 설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 시장은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등 재건축·재개발과 대출 정책을 책임지는 부처의 협조가 미비해 사업이 늦어지고 있는 점을 대통령께서 모르고 계신다는 뜻으로 들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국토부에 10차례 넘는 건의사항을 전달하고 자료도 제출했는데 동일한 내용을 반복해서 건의했다면 최소한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에 대한 답변은 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건의사항조차 제대로 논의하지 않으면서 한두 차례 토론회를 연다고 해서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겠느냐"고 반문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오는 16일까지 정부 합동으로 부동산대책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열고,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최종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 국민 의견을 수렴해 부동산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주택공급 확대를 큰 방향으로 하는 정책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월세 불안과 가격 상승을 안정시키는 공급 증가, 부동산 세제·대출 규제 완화 등이 담겼다.

민간 정비사업의 경우 이주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70%로 상향,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법적상한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 1.2배 완화 등이 건의됐다. 세제 분야에서 서울시는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정시장가액비율 동결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유지 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