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공언했다. 이에 대법원은 전국법원장회의를 열어 각급 법원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입법부와 사법부 간 긴장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그러나 기관 간 힘겨루기 양상에 앞서, 이번 법안이 지닌 헌법적 무게부터 직시할 필요가 있다.

3법의 골자는 판·검사의 고의적 법왜곡을 처벌하는 '법왜곡죄' 신설, 법원 판결도 헌재 심판 대상으로 삼는 '재판소원' 도입, 그리고 대법관 증원이다. 민주당은 사법 책임성과 국민 기본권 보호, 상고심 적체 해소 등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입법 취지 자체를 전면 부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각종 위헌 소지와 사법부 독립 훼손 우려 등 제도의 설계 방식과 파급 효과다.


우선 법왜곡죄는 법 적용의 자의성을 통제하겠다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고의'와 '왜곡' 판단 기준이 모호해 헌법상 명확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다. 법관의 재판상 판단을 사후적으로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 사법 독립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재판소원 도입 역시 국민 기본권 보장이라는 대의를 내세운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까지 헌법소원을 허용할 경우 사실상 '4심제'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송의 장기화와 남발, 국민의 법률비용 증가라는 부작용 등에 대한 보완책이 충분히 제시돼야 한다.

대법관을 기존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법원조직법 개정안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대법관 증원 자체는 신속하고 충실한 상고심 진행을 위한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정권 임기 중 대다수 대법관을 새로 임명하는 구조가 된다면, 사법부 구성의 정치적 편중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또 대법관을 대폭 늘리면 중견 판사들도 대거 대법원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고 그 결과 하급심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사법제도 개편은 국민의 권리 구제 방식과 직결되고, 권력분립이라는 헌법 질서의 근간과 맞닿아 있다. 제도 취지와 별개로 위헌 논란과 부작용 우려가 제기된다면 이를 충분히 검토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숙의'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다수 의석을 앞세운 일방적 처리는 입법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사법 체계 혼란뿐 아니라 입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떨어뜨릴 수 있다. 사법개혁의 이름으로 헌법의 균형추를 건드려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가속 페달이 아니라 브레이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