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역세권이 고밀·복합개발을 본격화해 미래 세대를 위한 생활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규제를 완화해 개발 대상지를 대폭 확대하고 공공기여 비율은 낮춰 사업성을 확보한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 기자설명회에서 기자단 질의에 답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서울 전역 역세권 개발의 문턱이 크게 낮아진다. 대상지는 두 배 이상 늘리고 공공기여 비율은 줄여 민간 참여를 유도하면서 도시 구조를 '직·주·락' 중심의 자족형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중구 시청에서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 기자설명회를 열고 "2031년까지 서울 역세권 325곳 전체를 일자리, 주거, 문화·여가, 생활 SOC가 결합된 신개념 도시공간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교통 거점을 넘어 시민 일상 편의와 도시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역세권 개발 대상지는 확대하고 공공기여 비율은 낮춰 사업성을 높인다. 153개 역에서만 가능했던 상업지역 용도지역 상향을 서울 전체 역세권 325개역으로 확대한다. 향후 5년 동안 100곳을 추가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성이 낮은 11개 자치구에 대해서는 공공기여 비율을 늘어난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연면적 비율)의 기존 50%에서 30%로 낮춰 민간 참여를 유도한다.

오 시장은 "가장 큰 변화는 역세권 활성화 사업 대상지가 기존 153개에서 325개로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라며 "이번 정책으로 혜택이 비강남권에 집중된다. 경제성을 보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개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공급 체계도 전면 개선한다. 대상지를 기존 역사와의 거리 350m에서 500m까지 확장하고 폭 20m 이상 간선도로 교차지 200m 이내도 포함한다. 인·허가 절차도 일부 통합해 24개월에서 5개월 이상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 이를 통해 기존 127곳, 12만가구에서 366곳, 21만2000가구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용 수요가 집중되는 환승역(반경 500m 이내)은 '성장거점형 도심복합개발'을 추진한다. 향후 5년 동안 35곳의 신규 대상지를 발굴해 업무·상업·주거·문화시설이 결합된 대규모 복합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6월 대상지 선정 공모를 추진한다.

폭 35m 이상의 주요 간선도로변을 중심으로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도 신규 도입한다.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 상향을 허용, 청년창업·주거·상업·생활시설이 결합된 복합공간을 조성하고 역세권과 비역세권 간 공간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향후 5년간 60곳을 선정해 개발한다.

오 시장은 "복합개발의 경우 환승 거점에서는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적용하고 비역세권 간선도로(폭 35m 이상)도 기존 약 800% 수준의 고밀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규제 풀고 사업성 높인다…5년간 100곳 추가 개발

서울시가 전역 325개 역세권을 고밀·복합개발해 일자리와 주거, 문화·여가 기능이 결합된 '자족형 생활거점'으로 재편한다. 사진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25일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 기자설명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화랑 기자

오 시장은 역세권 개발이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에 대해 "직장과 주거, 문화·여가 시설이 가까운 거리 내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자족형 도시'가 최근 도시계획의 흐름"이라며 "상업지역을 무작정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역세권과 상업지역을 활용해 자족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동거리를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도시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정부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의 중복 가능성 우려에 대해 협의를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에 서울시는 복합개발에 보다 무게를 두고 있지만 큰 방향성에서 충돌은 없다"며 "양측 모두 도심 내 공급 확대라는 공통 목표를 갖고 있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충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역 주변 250m 지역을 일컫는 역세권은 소형필지 비율이 높고 개발 여건이 제한돼 체계적인 개발이 어려웠다. 실제로 역세권 용적률은 서울 평균의 약 1.1배 수준이다. 40년 이상 노후 건축물 비율도 높아 공간 활용도가 낮은 상황이다.

앞서 시는 2022년 ▲역세권 범위(250m→350m) 확대 ▲중심지 용적률 완화 ▲비주거 의무비율 삭제 ▲35층 층수 제한 철폐 등을 중심으로 역세권 활성화 사업을 정비해왔다. 기존 사업은 확대·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은 추가 발굴해 정책의 실행력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