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에서 타운홀 미팅을 열고 향후 경영계획과 중장기 실행전략을 전 임직원에게 공유했다. /사진=롯데건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로 재무 건전성 위기를 겪던 롯데건설이 1조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감소하고 우발부채도 감축했다.

지난달 31일 공시된 롯데건설의 2025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7조9099억원을 달성해 전년(7조8632억원) 대비 0.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54억원을 기록해 전년(1695억원) 대비 38.0% 감소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부채비율의 하락이다. 롯데건설의 부채비율은 2024년 말 196.0%에서 2025년 말 186.7%로 낮아졌다. 유동비율은 112%에서 120%로 상승했다. 원가율은 전년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92.8%를 나타냈다. 원가가 높은 현장의 매출 비중을 축소하고 사업구조 개편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결과라고 롯데건설은 설명했다.

대손상각비는 전년(70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589억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142억원으로 전년(5679억원) 대비 80% 가까이 감소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일부 사업장의 대손상각비를 지난해 털어내 일회성 요인 금액을 반영했고 예년보다 매출 총이익이 증가한 데 반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1조3000억원 유동성 확보…중동사태발 시장금리 변수

PF 우발채무 리스크는 점차 해소되는 추세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한 금리 변동이 커진 점은 부담이다. PF 우발채무는 시행사 등이 부채 상환에 실패할 경우 롯데건설이 보증하는 채무다. 롯데건설은 올해 말 우발채무 규모를 자기자본 이하 수준인 2조원대까지 줄일 계획이다.


롯데건설의 우발채무는 2024년 말 3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조1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롯데건설은 최근 만기 도래한 오메가펀드 편입 금액을 1000억원 줄이고 만기를 12개월에서 18개월로 연장해 자금조달을 했다.

롯데건설이 후순위 보증을 제공한 6300억원 규모의 '광주 쌍령근린공원 조성사업'은 본PF 전환을 완료했다. 아울러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무 변동에 대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12월29일 1차 3500억원, 지난 1월29일 2차 3500억원 등 총 7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올 1월 금융기관 대출과 1년 6개월물 기업어음(CP) 발행 등을 통해 약 6000억원을 추가 조달했다. 신종자본증권을 포함하면 1조3000억원 규모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시장금리가 지속 상승할 경우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따른 차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롯데건설이 두 차례에 걸쳐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30년 만기 일시상환 구조로 최초 이자율은 연 5.8%이다.

콜옵션(조기상환권)은 3년 이후 행사할 수 있으며 3년 뒤 70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하면 금리는 8.3%로 2.5%포인트 상승한다. 이후 연 0.5%포인트씩 금리가 상승하는 구조다. 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이자 유예 시 누적 지급 의무가 있고 3년 뒤 콜옵션과 금리 상승 조건이 걸려 있어 차환 부담이 우려된다.

전쟁 장기화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건설채의 금리가 오르는 점도 부담이다.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0' 등급으로 거시경제 여건 변화에 민감한 구간이다. 우량 등급인 'AA' 등급과 신용 위험이 큰 'BBB' 등급의 중간에 있어 자금 경색이 심화할 때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돈을 빼는 구간이다.

롯데건설의 회사채 금리는 지난 20일 기준 6.310%로 2월 말 5.935%보다 0.375%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041%에서 3.410%로 0.369%포인트 커졌다. 발행금리와 국고채 사이의 스프레드도 커지고 있다. 2월 초 0.760~1.408%포인트 수준이던 국고채 1년 금리와 전체 캐피털채 3년물 간 평균 스프레드는 전쟁 이후 3월 말 1.030~1.458%포인트로 벌어졌다.

신종자본증권 시장 전반에 '콜옵션 신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상황에 발행금리와 국고채 사이의 스프레드가 커질 경우 저신용 채권을 중심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

권준성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신종자본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신용등급 개선은 제한적"이라며 "자본 발행이 실제 차입금 상환으로 이어지고 분양 실적 개선과 PF 우발채무 안정 등에 기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