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과 영풍의 1분기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고려아연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통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이어간 반면 영풍은 4년 만에 적자를 탈출했지만 여전히 매출·수익성 측면에서 차이를 보였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6조720억원, 영업이익은 74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풍의 연결 매출은 8511억원, 영업이익은 433억원이다. 매출은 고려아연의 약 14% 규모이고, 영업이익은 17배 정도 차이 난다. 영업이익률 역시 고려아연이 12.3%로 영풍(5.1%)보다 7.2%포인트 높았다.
생산 가동률 차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아연의 온산제련소 가동률은 100%로 1분기 보고서에 "가동중단 없이 24시간 연속조업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 가동률은 57.23%에 그쳤다. 1분기 가동가능시간 2160시간 중 실제 가동시간은 1236시간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의 실적 차이 배경으로 선제적인 투자 및 포트폴리오 다양화 여부 등을 꼽는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고 원자재 시장 변동성이 심화하는 상황에도 금·은 등 귀금속,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희소금속) 등으로 생산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수익성을 방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2000년 분기 공시가 의무화된 이후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영풍은 지난해까지 장기간 실적 부진과 환경오염 리스크가 반복적으로 지적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는 폐수 유출, 무허가 배관 설치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58일 조업정지 처분을 받았고 당국의 오염토양 정화명령을 잇달아 불이행해 통합환경 허가조건을 위반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미래 성장 전략에서도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의 경우 대표적으로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를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정부와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통해 핵심광물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영풍은 아연 제련에 대한 사업 의존도가 높아 신성장 동력이 불확실하단 지적이다.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영풍의 별도기준 매출 3816억원 가운데 아연괴 제품·상품 매출은 2650억원으로 69.4%를 차지한다.
양사의 경영진 역량에 대한 비교는 주요 의결권 자문사에서도 평가된 바 있다. 지난 3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자신의 SNS에 올린 칼럼에서 "실적·기술·전략 측면에서 고려아연 현 경영진의 트랙레코드는 글로벌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영풍은 환경·안전 규제 위반과 제련 부문 장기 적자로 인해 적어도 ESG·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우월한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