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은 'LG 히트펌프 시스템 보일러'를 국내에 출시했다. / 사진=LG전자

글로벌 난방 시장의 패러다임이 기존 화석연료 기반에서 전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히트펌프'가 차세대 설루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 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수십 년간 에어컨 등 공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축적해 온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관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 기조가 강화되면서 공기열 히트펌프 시장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글로벌 히트펌프 시장 규모가 올해 1001억8000만달러(약 152조원)에서 2034년 2119억3000만달러(약 321조원)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35년까지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을 목표로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 할 것이란 관측이다.


히트펌프는 에어컨의 냉방 원리를 반대로 적용해 외부 공기나 토양에서 열에너지를 흡수해 실내로 전달하는 장치를 말한다. 기존 기름보일러나 가스보일러와 달리 화석연료를 태우지 않기 때문에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에 걸맞는 설루션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에어컨을 통해 냉난방 공조 기술을 발전시켜 온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방위로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폴란드 에너지 기업 에코파크가 추진하는 대규모 다세대 주택단지 프로젝트에 고효율 히트펌프 설루션과 B2B 통합 관리 시스템을 공급하기로 했다.

폴란드 북동부 대도시 비아위스토크 지역을 비롯해 4개 도시에서 약 25만평 부지에 370동 규모로 조성되는 프로젝트에 AI 기능을 강화한 고효율 대형 히트펌프 실외기 'DVM S2'와 히트펌프 실내기 'DVM 하이드로 유닛'을 공급할 방침이다.

DVM S2는 '액티브 AI' 기능이 탑재돼 실시간으로 환경을 학습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최적의 난방 성능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내기인 DVM 하이드로 유닛은 실외기인 DVM S2와 연결돼 최대 80도의 온수와 난방을 제공한다.

영국에서도 콘월 지역의 대규모 주거단지 재개발 프로젝트에 고효율 히트펌프 공조 솔루션을 대량 공급하기로 했다. 해당 프로젝트에는 가정용 냉난방·급탕 시스템(EHS) '모노 R290'과 '모노 R32'가 적용된다.

국내 시장에는 주거 환경을 고려한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출시했다. 1kW 전력으로 외부 공기 중의 열을 끌어모아 4.9kW의 열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고 실증 테스트에서 설치 가구의 난방비가 약 53%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68%가량 줄일 수 있다.

이 외에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손을 잡고 '아파트 보급용 히트펌프'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일체형 히트펌프를 출시했다. 신제품은 실외기와 주요 시스템 구성요소가 일체화된 구조로, 별도의 냉매 배관 공사가 필요 없다. 기존 주택의 온수 배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설치 편의성이 뛰어나다.

LG전자는 기존 냉난방기에서 흔히 사용되는 R410A 냉매 대비 지구온난화지수(GWP)가 68% 낮은 R32 냉매를 적용해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 시스템 효율은 높였다.

이 제품은 겨울철 추운 날씨에도 안정적으로 고온수를 공급할 수 있다. LG 씽큐 앱을 통한 원격 제어 기능으로 사용 편의성도 강화했다. 세련된 블랙톤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컴팩트한 크기로 건물 외관·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설치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히트펌프 설루션 역량을 인정받았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지역 신규 주택단지에 고효율 히트펌프 공급을 완료했고 프랑스, 스페인 등 남유럽 5개국에서 10만 가구 이상에 히트펌프를 공급했다.

북마케도니아 대규모 주거단지에도 제품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독일에서는 현지 인스톨러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최대 전력 공급사인 옥토퍼스 에너지와 히트펌프 공급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꾸준히 유럽에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펌프는 단순한 난방 설루션을 넘어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한 핵심 인프라"라며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 공략을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