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6억 1372만원으로 지난해 5월 5억 7199만원 대비 4173만원 상승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사진=뉴스1

서울의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전·월세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난이 심각했던 2021년 수준에 이르렀고 월세 수급도 악화했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계약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8245건으로 전세 거래량 8103건을 142건(1.72%) 웃돌았다.


매매와 전세 거래량의 역전 현상은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 급등기인 2020년 6월 당시 서울 아파트 매매 1만5596건, 전세 1만2383건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이다. 정부가 5월9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종료하면서 급매물이 출회된 반면 임대차 거래는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는 전세 수급 불균형도 심화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를 기록했다. 2021년 2월 셋째 주(122.8) 이후 약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월세 시장도 비슷한 흐름이다. 월세수급지수는 지난달 서울 기준 114.8로, 전월 대비 5.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1포인트 안팎에 머물던 상승 폭이 크게 확대됐다. 전·월세 수급 악화와 함께 가격도 가파르고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누적 상승률은 3.58%로 지난해 같은 기간(0.60%)의 약 6배, 월세 상승률은 3.37%로 지난해 같은 기간(0.78%)의 약 4.3배 뛰었다.

마래푸 59㎡ 월세 320만원…강북도 100만원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의 평균 월세는 전년 동기(141만5000원) 대비 10.67% 상승해 156만6000원으로 뛰었다. 초고가 월세도 늘었다. 올해 1월1일부터 전날까지 체결된 서울 아파트 월세계약 중 월 300만원 이상의 계약 건수는 약 2877건(9.4%)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7.5%) 대비 약 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4단지 59㎡는 지난 3월까지 신규 월세계약 시세가 보증금 1억원·월세 290만원이었으나 지난 5월 보증금 1억원·월세 320만원에 거래됐다. 두 달 만에 30만원이 뛰었고 현재 월세 매물 호가도 320만원 이상으로 형성됐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래미안길음센터피스도 지난달 59㎡ 월세가 보증금 3억원·월세 94억원으로 계약됐으나 이달 보증금 5억원·월세 100만원으로 올랐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월세는 지난해 8월 보증금 1억원·월세 150만원에서 지난달 보증금 1억원·월세 195만원으로 뛰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전·월세 상승이 매매 수요를 자극해 외곽의 매수 수요를 늘린 것으로 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하반기 송파구와 영등포구 등 정비사업의 이주 수요가 몰리면 전·월세 수급 불안이 더 커질 것"이라며 "가격이 낮은 서울 외곽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지역간 가격 격차를 좁히는 이른바 '갭 메우기' 현장이 뚜렷해질 것"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