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이 제시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G-MOVE AI'. /사진제공=경기연구원

경기도 내 교통약자용 특별교통수단(장애인콜택시 등) 이용자의 무려 38%가 탑승 시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휠체어 미이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휠체어 탑승 설비가 필수적인 중증 보행장애인들이 차량을 배차받지 못해 극심한 배차난을 겪는 '수요 혼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4일 경기연구원의 '경기도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 개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가 운영 중인 교통약자 특별교통수단은 총 1244대로 법정 기준(1037대)을 120% 초과해 확보된 상태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체감 대기시간은 평균 44.6분에 달한다. 휠체어를 타지 않아 일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이용자들이 특별교통수단에 몰리는 '수요 혼재'가 핵심 원인이다.


실제로 2025년 특별교통수단 이용 건수 175만2546건 중 38.0%인 66만6255건은 탑승 시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았다. 특수 차량이 시각장애인, 투석 환자 등 휠체어 미이용자까지 수용하면서 차량 회전 효율이 크게 떨어진 것이다.

경기연구원은 휠체어 미이용 승객을 '바우처 택시'로 분산 전환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경우 연간 약 70억원의 예산이 소요되지만, 특별교통수단의 만성적인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어 한정된 재정 안에서 효율을 극대화할 최적의 대안으로 꼽혔다.

이와 함께 장애인의 이동 특성을 고려한 '장애인 K-패스' 도입도 제안했다.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40%의 환급률을 적용하는 제도로, 도내에서 약 19만6000명이 혜택을 보며 연간 소요 예산은 약 693억원으로 추정된다. 기존 K-패스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지침 개정만으로 신속히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나아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인 'G-MOVE AI'도 제시됐다. 휠체어 접근성을 반영한 레벨4 무인 자율주행 셔틀버스를 교통취약지역에 도입하는 방안으로, 현재 화성시 자율주행 리빙랩에서 실증 1순위로 추진 중이다.

빈미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실증분석 결과 장애인의 외출과 이동 빈도가 높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단순히 교통비를 보조해 주는 차원을 넘어 장애인이 원할 때 언제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 기회' 자체를 넓혀주는 것이 정책의 핵심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