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를 인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배달의민족과 우버가 얻게될 시너지에 업계의 눈길이 쏠린다. 사진은 독일 우버이츠 배달 모습. /로이터=뉴스1

우버의 딜리버리히어로(DH)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업계 안팎에서 배달의민족에 다가올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우버의 글로벌 AI·플랫폼 기술이 배민의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배민이 한국에서 축적한 배달·퀵커머스 운영 역량이 우버의 글로벌 사업에 새로운 성장 공식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지난 16일(현지시각) DH와 기업결합계약을 체결하고 DH를 약 130억유로(약 22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우버와 DH는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부담을 낮추기 위해 사업이 중복되는 14개 시장을 인수 대상에서 제외하고 미국 투자회사 SSW파트너스에 별도 매각하기로 했다. 배민은 매각 대상에서 제외돼 우버 산하로 편입된다.


거래 종결까지 우버와 배민은 독립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다만 양사 모두 글로벌 수준의 데이터와 기술을 축적한 만큼 결합 시너지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일차적으로는 검색과 추천 등 이용자에게 직접 드러나지 않는 후방 시스템부터 결합을 검토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버가 배민에 제공할 핵심 자산은 전 세계 모빌리티와 배달 수요를 연결해온 데이터와 AI 기술이다. 우버는 모빌리티와 배달 사업에 공통 적용되는 머신러닝 플랫폼 '미켈란젤로'를 운영한다. 검색·추천과 광고, 배차, 도착시간·수요 예측 등 서비스 전반에 필요한 AI 모델을 개발해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왔다. 우버이츠는 최근 이용자의 주문·검색 이력과 위치, 시간대를 분석하는 차세대 추천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UC샌디에이고 박사 출신 펑 첸이 개인화 추천 기술을 맡고 있고, 일리노이대 시카고캠퍼스 물리학 박사 출신 보 링은 미켈란젤로와 LLM, 다국어 검색 기술을 담당한다.

이 같은 AI 역량이 배민에 이식되면 이용자 개개인에 맞춘 서비스 고도화가 가능해진다. 지역과 시간대별 주문량을 예측해 배달기사 배치와 B마트 재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올해 1분기 5000만명을 넘어선 유료 멤버십 우버원의 교차 이용 노하우를 배민클럽과 B마트에 접목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를 통해 음식 주문 고객을 장보기와 생활용품 구매로 전환할 여지도 커진다.


우버가 배민에서 얻는 것도 있다. 배민의 강점은 음식배달과 B마트, 장보기, 쇼핑을 결합한 한국형 퀵커머스 운영 역량이다. 도심 물류거점에 상품을 직접 보관하고 피킹과 포장을 거쳐 짧은 시간에 배송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소싱부터 재고 관리, 재구매 유도까지 고밀도 도시형 생활커머스 노하우가 쌓였다. 아파트 중심의 고밀도 주거 구조와 짧은 배송 거리, 높은 모바일 이용률을 갖춘 한국은 우버가 새로운 운영 공식을 검증하기 좋은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 여기서 쌓이는 데이터는 우버의 AI 모델을 정교화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앞서 DH 역시 배민 인수 당시 음식배달과 핀테크, 퀵커머스 분야의 시장 정보와 운영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국의 자체배달과 B마트 확대 경험을 그룹 성장 자산으로 평가해왔다. DH의 지난해 퀵커머스 총 상품거래액은 75억유로(약 12조7000억원)로 전년보다 30% 이상 늘었고, 음식배달과 퀵커머스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의 평균 지출액은 음식만 주문하는 고객의 5배에 달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인수 효과는 우버 본사의 자금력보다 AI 연구개발(R&D) 역량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배달 플랫폼의 경쟁력이 무료배달에서 초개인화 알고리즘으로 전환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며 "이 지점에서 배민이 다른 플랫폼보다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