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기록한 영원무역이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아크테릭스에서 온홀딩스까지 고객사로 확보한 성래은 부회장의 전략이 주목받는다. /사진=한국패션협회


영원무역이 68분기 연속 영업흑자에 이어 올 3분기에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장기 흑자 속에서 몸집을 키워온 배경으로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뜨는 브랜드를 선점해온 성래은 부회장의 고객 선구안이 꼽힌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2026년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조3496억원, 영업이익은 2117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 16.8% 늘어난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주요 고객사의 주문 증가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실적을 견인하는 가운데 자전거 브랜드 스캇의 적자 축소가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원무역의 고객 명단은 시장 흐름에 따라 바뀌어왔다. 창업주 성기학 회장이 노스페이스를 글로벌 핵심 고객으로 확보했다면 성 부회장이 해외사업과 OEM 사업을 맡은 뒤에는 룰루레몬과 아크테릭스가 새 주력 고객으로 자리 잡았다.

애슬레저 시장이 커지면서 룰루레몬향 매출은 2019년 1085억원에서 2022년 4456억원으로 3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다음 주자는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였다. 2023년부터 주문이 가파르게 늘어난 아크테릭스는 올해 1분기 영원무역의 1위 고객사로 올라섰다. 아크테릭스향 매출 증가율은 1분기 68%, 2분기 58%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새로운 동력으로 떠올랐다.
영원무역그룹이 방글라데시에 조성해 운영 중인 한국수출가공공단 내부. /사진=영원무역


최근에는 글로벌 러닝 붐에 맞춰 해당 분야로 고객층을 넓혔다. 스위스의 고성장 러닝 브랜드 온홀딩스를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였다. NH투자증권은 온홀딩스 의류 부문의 성장률이 회사 전체 성장률을 크게 웃돌며 독립적인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성 부회장은 영원무역의 수장이 된 이후 이미 뜬 브랜드를 뒤쫓기보다 성장 가능성이 큰 브랜드를 일찌감치 고객으로 확보한 뒤 거래를 늘리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왔다. 생산능력과 기술력으로 고객사 주문 증가를 소화하면서 고객사가 크는 만큼 영원무역의 실적이 불어났다. 글로벌 의류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서도 실적이 버티는 이유다.



증권가는 영원무역이 고객사들의 수주에 힘입어 3분기에도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하반기에 영원무역의 상위 4개 고객사 주문이 모두 늘고 있다고 파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환율 효과가 전 분기보다 약해지더라도 수주 물량 증가가 OEM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 등 증권가는 2분기 말 OEM 재고자산이 8206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인 점을 들어 하반기 매출 증가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결 실적의 걸림돌이던 스캇은 재고를 빠르게 털어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분기 스캇은 할인 판매를 늘리면서 영업적자가 257억원으로 전년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재고는 전년 동기보다 18% 줄었다. 스위스프랑 기준으로는 감소 폭이 약 30%에 이른다. 쌓인 재고가 줄어 할인 판매 부담이 덜해지면서 하반기에는 적자 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의류 소비가 둔화되는 상황에서는 트렌드 선점과 실제 주문량이 실적을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영원무역은 주요 브랜드의 주문이 꾸준히 늘고 있어 불확실성 속에서 하반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