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항의 친수공원 수로에서 지난 29일 상어 '부캉이'에 대한 귀환 작업이 진행된 가운데 현장을 찾은 시민들이 부캉이를 보고 있다./사진=뉴시스


부산 북항의 친수 공원에서 보름 가까이 머무는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해양 당국은 1차로 부캉이에게 물줄기를 쏘면서 바다로 보내려 했지만 실패했다. 후속 작전으로 그물을 특별 제작한 뒤 다음 달 2일께 수로에 설치하고, 그물 반대편으로 부캉이를 유인해 내보낼 계획이다. 당국의 귀환 작전 현장에는 어김없이 많은 시민이 몰려 응원했다. 그동안 60만명이 부캉이를 보기 위해 북항을 찾았다고 한다. 부캉이 인기가 높아지면서 해외 언론에도 소개됐고, 부산시는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눈앞에서 대형 상어를 볼 수 있다는 진기함이 전국적인 부캉이 신드롬을 불렀다.

그러나 부캉이의 등장과 퇴장을 구경거리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한반도 해양 생태계에 경고를 울리는 상징적 사건이기 때문이다. 당장 상어만 해도 언제 또 다른 부캉이가 나타날지 모른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들어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의 출현이 46건에 달해 전년보다 3.8배 늘었다. 수산과학원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물놀이에 유의하라는 경고성 자료를 내기도 했다. 전에 없이 상어가 출몰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세계적인 온난화로 한반도 해역의 수온이 높아지고, 따뜻한 물에 사는 고등어와 참다랑어가 북상하면서 이를 먹이원으로 삼는 상어까지 늘었다. 올 2분기 동해의 바다 표면 온도는 16.3℃로 전년보다 1.9℃ 높아졌다. 우리 바다에 아열대성 해파리의 유입까지 늘고 있을 정도다.



바다의 생태 지도가 변화하면 우리 생활에도 바로 영향을 미친다. 먼저 어종과 어장이 달라지면서 어업과 양식업 기반이 흔들려 지역 경제에 파장을 줄 수 있다.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1980년대 연간 151만톤에서 현재 92만톤 수준까지 줄었다. 특정 어종에 대한 과도한 포획이나 어업 인력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기후 변화에 따른 어종 변화도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요인이라는 것이 수산과학원의 진단이다. 또 이번 부캉이 사례에서 보듯 바닷물 온도 상승은 해안 친수 공간의 관리와 해양 레저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양 당국은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청상아리, 청새리상어 등의 출현이 계속 증가한다고 우려한다.

우리가 간과하는 사이 바다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가 깊숙이 진행 중이라면 해양 정책도 더욱 치밀해져야 한다. 미래의 수온 상승을 걱정하는 데 그쳐선 안 되고, 어종의 이동을 더욱 정밀하게 관측할 필요가 있다. 변화한 어종에 맞춰 어민들이 조업 방식과 양식법을 전환할 수 있게 지원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아울러 상어나 독성 해파리처럼 해양 레저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의 출현도 새로운 위험 요소로 관리해야 한다. 부캉이가 무사 귀환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일회성 에피소드로 소모해선 안 된다. 바다의 변화가 산업과 안전, 지역 경제와 국민의 일상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부캉이는 곧 돌아가겠지만, 바다의 경고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