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옹진군에서 한 건설사가 건설현장에서 나온 흙을 농지에 불법 성토를 했다가 문제가 되자 이 흙을 걷어내 인근에 있는 다른 농지에 다시 성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옹진군은 불법 사실을 알고도 사실상 묵인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동행미디어시대>는 지난달 17일 인천 영종구 소재 대방건설과 제일건설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나온 토사가 옹진군 북도면 신도리 농지에 무단 성토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후 옹진군 농지과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해 매립업체인 북도JS건설중기가 문제의 토사를 다른 농지로 옮겨 성토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
문제는 옹진군 측이 "성토 높이를 50cm 미만으로 하겠다"는 건설업체의 말을 듣고 이를 막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지과는 50cm 미만 성토는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농지과 담당자는 건설현장에서 나온 흙이 농지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죠"라고 답했다. 이어 농지법상 농지개량에 적합한 흙의 기준이 있다며 토사의 적합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군은 재성토된 흙이 이 기준에 맞는지 확인하지 않은 채 성토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토사의 적합성 문제는 환경위생과 소관으로 분류돼 별도 확인도 이뤄지지 않았다.
농지법은 농지개량 시 기준에 맞는 흙을 쓰도록 하고 있으며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원상회복 명령도 가능하다.
주민 K씨(50대)는 "불법 성토를 바로잡으려면 그 흙을 원래대로 돌려놔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른 농지에 다시 갖다 놓는 것은 결국 불법을 또 다른 불법으로 덮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군은 건설현장 흙의 농지 사용 여부에는 별도의 적합성 기준이 있다고 확인하면서도 정작 해당 흙이 다른 농지로 옮겨진 뒤에는 '50cm 미만'이라는 성토 높이만 따진 셈이다.
토사가 반입된 곳은 더 있다는 진술도 나왔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동행미디어시대>의 1차 보도 이후 문제의 농지에는 자사 토사가 반입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신도리 내 다른 농지에는 토사가 들어갔다고 말했다. 신도·시도 일대 다른 농지의 성토 현장 관계자들도 대방건설·제일건설 토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제일건설은 토사 반출 현황을 묻자 "대외비"라며 자료 제공을 거부했고 대방건설·북도JS건설중기도 토사 반출처에 대한 취재에 답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성토 높이가 아니라 농지에 사용되는 토사의 적합성을 확인해야 하는데도, 건설현장 흙이 다시 농지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옹진군이 이를 제지하지 않고 적합성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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